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양국이 중재국을 통해 전달받은 협상안이 극적으로 타결될지, 중동 전쟁이 파국으로 치달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협상안의 골자는 45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해협의 재개방 등 전세계가 시급하게 바라는 조건들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신정체제의 입장에 간극이 크고 불신도 깊어 기대감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들(중재국들)이 제안을 해왔다”며 “중요한 진전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언론들은 휴전 후 종전에 이르는 2단계 중재안이 미국과 이란에 전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종전안에 부정적이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10개 조항으로 구성된 답변서에서 ‘일시적 휴전’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완전하고 영구적인 종전이 필수적임을 재확인했다. 이란은 이외에도 역내 적대 행위 중단, 호르무즈해협 안정 통행을 위한 프로토콜(규약) 수립, 전후 재건 지원, 제재 해제 등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협상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 내부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가 협상 시안까지 좁히기에는 크다는 인식”이라며 “이란은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호르무즈해협과 이란 석유를 얻겠다는 의중을 내비치면서 협상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 그 합의의 일부는 우리가 석유와 그 밖의 모든 것의 자유로운 이동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호르무즈해협 개방이 이란과의 합의에서 최우선 순위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통행료 부과 움직임에 대해 “우리도 통행료를 받는 건 어떤가? 나는 그들이 받게 두는 것보다 우리가 받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내게 선택권이 있다면, 나는 (이란의) 석유를 가져가고 석유를 보유하며 많은 돈을 벌고 이란 국민을 지금까지 그들이 받아온 것보다 훨씬 더 잘 돌볼 것”이라고도 했다.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은 이란을 설득해 막판 봉합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스티브 윗코프 대통령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주도하고 있는 이란 접촉에 J D 밴스 부통령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논란을 감수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 또 한 번 협상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다.
시한이 다가오면서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 의견을 물으며 이란 발전소·교량 공습 계획을 최종 점검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7일 성명을 통해서는 파르시에 있는 이란인들에게 기차를 타지 말라고 경고, 철도망에 대한 공격을 시사했다.
이에 이란은 “모든 젊은이, 운동선수, 예술가, 학생, 대학생 및 교수들”에게 발전소 주변에 인간 사슬을 형성할 것을 촉구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에 “나 자신을 포함해 1400만명의 이란 국민이 전쟁에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기로 자원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보복 타격에 대한 예방 조치로 사우디와 바레인을 잇는 교량인 킹 파흐드 코즈웨이를 일시 폐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