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노동자에게 에어건을 분사해 중상해를 입힌 경기 화성시의 한 제조업체 대표가 당시 상황에 대해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노동당국에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전날인 7일 지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20일 화성시 만세구에 있는 한 도급업체에서 몸을 숙인 채 일하던 태국 출신 노동자 40대 A씨의 항문 부위에 회사 대표 60대 B씨가 에어건을 밀착해 발사했다.
이 일로 압의 공기가 몸에 주입된 A씨는 복부가 부풀어 오르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A씨는 사고 당일 병원으로 이송됐고 직장 손상으로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다. 그는 현재 배변 봉투를 착용한 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B씨가 입원 대신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으나 B씨는 그런 취지로 말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2011년쯤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입국한 A씨는 2020년 7월 비자가 만료된 뒤 현재 미등록 신분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에 대해 7일 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A씨 상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A씨에 대해 피해자 조사를 한 경찰은 병원 진단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B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경기지방고용노동청과 합동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뒤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등을 점검하고 A씨 보호를 위한 심리 상담, 치료비 지원도 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해당 사업장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현황 점검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이주노동자가 체류자격에 상관없이 국내에 머무르면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노동부 등 관계 기관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하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현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함께 미래를 열어가야 할 소중한 동반자인 이주노동자는 마땅히 존엄을 보장받아야 할 인격체가 돼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야만적인 인권침해는 바람직한 미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에서 엄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한편 법무부는 “피해 외국인의 회복을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무부는 언론 보도 직후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산하 이민자 권익 보호 태스크포스 조사를 통해 해당 사건의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 노동시장에서 정당한 대우와 보호를 받아야 하듯, 우리 사회의 산업 현장을 지탱하는 이주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도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