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옵션에 머물던 국산 치료제가 실제 치료 선택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장 치료의 기준 자체가 바뀌는 흐름이다. 제품 확대가 아닌 ‘치료 전략’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피로나리딘-아르테수네이트)’가 질병관리청 ‘말라리아 진료가이드(제3판, 2026년 3월 개정)’에 반영됐다.
기존에는 클로로퀸으로 혈액 내 원충을 제거한 뒤 프리마퀸으로 재발을 억제하는 방식이 기본이었다. 이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달리할 수 있는 선택지가 추가된 셈이다.
피라맥스는 현재까지 2000만명 이상 환자 치료에 사용된 아르테미시닌 기반 병용요법(ACT) 계열 치료제로, 세계보건기구는 말라리아 치료에서 해당 요법을 주요 치료 축으로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가이드가 인용한 연구에서도 피라맥스는 기존 치료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보이면서, 일부 지표에서는 기생충 제거 및 발열 해소 속도 개선 경향이 확인됐다. 단순히 제품이 늘어난 것이 아닌, 실제 치료 기준과 선택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변화는 감염병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라제르티닙)’는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아미반타맙과 병용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옵션으로 승인됐다. 국산 신약이 글로벌 치료 옵션으로 포함된 사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WHO 사전적격성평가(PQ)를 통과한 백신을 기반으로 유니세프(UNICEF)·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글로벌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을 맡으며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한 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 수출을 넘어 치료 기준과 공급망 안으로 들어간 단계”라며 “신약, 백신, 생산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체계에 본격 편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