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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중동서 났는데 한국 경제 ‘비상’…공급망 구조가 드러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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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중동에서 시작됐지만, 한국 경제가 먼저 흔들렸다. 최근 63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5872.34까지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30원을 넘어섰다. 멀게 느껴졌던 충돌이 공급망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EPA 연합뉴스
EPA 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이란 분쟁 한 달 시점 기준 한국을 비교전 국가 가운데 가장 크게 타격받은 사례로 평가했다. 다만 이는 특정 기관의 분석으로, 국가 간 피해를 동일 기준으로 확정 비교한 국제적 결론은 아니다.

 

문제는 전쟁 자체가 아닌 구조였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한다. 이 가운데 상당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온다.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역시 충격권이다. 최근 정부 설명을 인용한 외신 보도에서는 나프타의 절반가량이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에너지·화학·제조가 한 줄로 연결된 구조에서, 특정 해협의 불안이 곧 산업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충격은 예상보다 넓게 번졌다. CSIS는 한국의 헬륨 수입 중 64.7%가 카타르산이며, 현지 생산 차질 여파로 가격이 40%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물류도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CSIS에 따르면 분쟁 이전인 2월 한 달 동안 한국 관련 선박 3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 관련 선박 26척이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원유·석유 제품 운반선만 17척이다. 에너지 수송 자체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숫자는 충분해 보이지만, 기준은 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한국의 전략 비축량은 208일분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이는 단순 환산 기준이다.

 

CSIS는 실제 하루 정유 처리량 약 290만 배럴을 적용하면, 전쟁 초기 기준 정부 비축분은 약 34일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IEA 공동 방출 이후에는 약 26일 수준으로 더 줄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민간 비축까지 포함해도 약 60일대에 그친다.

 

시장 반응은 이미 시작됐다. 코스피는 6300선에서 5000선대로 밀렸고, 원·달러 환율은 1530원을 넘어서며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함께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낮췄다. CSIS는 이를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하향 폭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기 충격이 아닌 구조 문제로 본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 특정 해협에 집중된 물류 경로까지. 외부 변수 하나에 경제 전반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