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 기간 비협조적이었다고 판단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주둔 미군을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이란 군사작전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일부 나토 회원국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방침이 현실화할 경우 나토를 근간으로 한 대서양 동맹에 중대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말고도 한국과 일본의 비협조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해온 터라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해 주한미군 배치까지 영향을 주게 될지, 혹은 미군 주둔 이외의 무역·안보 사안에서 보복성 조치가 추진될지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회원국의 주둔 미군을 빼고, 이를 이란 전쟁을 지지하거나 미국에 도움을 준 국가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러한 방침은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 제재를 위해 논의 중인 여러 방안 중 하나”라면서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최근 몇 주 사이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전역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8만4000명 규모로, 군사 훈련과 순환 배치에 따라 병력 규모에는 변동이 생긴다. 유럽의 미군 기지는 전세계 미군 작전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주둔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WSJ은 전했다. 동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 기능도 한다.
병력 재배치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 국가 중 적어도 한 곳의 미군 기지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이란 전쟁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스페인이나 독일이 그 첫 번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페인은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은 국가다. 더불어 이란 작전에 참여한 미군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하기도 했다. 독일은 중동에서의 미군 작전을 지원하는 데 있어 주요 허브이나 행정부 당국자들은 독일 고위 인사들이 이란 전쟁을 적극 비판한 데 불만을 품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대한 협조 여부를 기준으로 나토 회원국에 주둔한 미군 병력을 재배치하는 보복성 조치를 취할 경우 그 여파가 한국과 일본에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콕 집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지난 7일 극적인 휴전안 동의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향해 서운함을 토로했다.
반면 미국에 협조적이었다고 평가받는 폴란드,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그리스 등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주로 동유럽 국가들로 동맹 내에서도 국방비 지출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들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 감시를 위한 국제 연합체 구성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선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전쟁이 발발한 뒤 루마니아는 미 공군이 자국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신속히 승인했다.
이 계획이 실행될 경우 미군 병력이 러시아 국경에 더 가까운 곳에 배치될 수 있으나 이는 러시아를 자극시킬 수 있다고 WSJ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