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마감 시한을 한 달 앞두고 극명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이 절세용 급매물 출회로 7주째 하방 압력을 받는 사이, 실거주 수요가 탄탄한 경기 광명시와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등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 전셋값 0.40% 폭등한 광명… 안양 동안·용인 수지도 ‘강세’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전세가격은 0.09% 상승했다. 수도권 전반이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 광명시의 상승폭은 0.38%로 경기도 전체 평균(0.07%)의 5배를 웃돌았다.
경기 남부권 핵심 주거지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안양 동안구(0.27%)는 관양·호계동 대단지 위주로, 용인 수지구(0.24%)는 풍덕천·죽전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하며 도내 상위권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명 철산역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가 지난달 13억3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요 단지의 가격 밀어올리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강남권 2월 23일 이후 ‘7주 연속 하락’… 다주택자 매물 영향
비강남권의 강세와 달리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은 이번 주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구(-0.10%)가 지난 2월 23일(-0.07%) 하락 전환한 이후 7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 중이며, 서초구(-0.06%)와 송파구(-0.02%)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앞두고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물이 시세를 누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날 속보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신청을 5월 9일까지 허용한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막판 절세 물량이 시장에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팔 사람은 다 팔고 살 사람은 다 산 상태라는 관측도 나온다.
◆ 전세 매물 부족에 실수요자 ‘15억 키 맞추기’ 가속
전세 시장의 열기는 매매보다 더 뜨겁다. 광명시 전셋값은 이번 주 0.40% 폭등하며 경기도 1위를 차지했다. 서울 내에서도 전세 매물 부족이 심화되며 강북구(0.29%), 노원구(0.26%), 성북구(0.15%)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파른 전셋값 상승은 실수요자들의 매수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대출 규제와 정책 자금 활용의 마지노선인 15억원 전후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다. 광명과 안양, 용인 수지 등 핵심지의 대장주가 14억원 선을 받쳐주자, 자금을 보태 서울 상급지로 진입하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이 구간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 5월 9일 기점으로 부동산 판도 바뀌나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마감일인 5월 9일이 향후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의 절세용 급매물이 소화되거나 거둬들여지는 5월 이후가 진정한 바닥 다지기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전세 매물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접근성이 좋은 실수요 핵심지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