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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정부 논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반대…“처벌로 범죄 막을 수 없어, 아동 보호∙지원 우선”

최근 정부가 논의 중인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대 의견을 나타내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촉법소년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가 아니라 아동권리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인권포럼 등 15개 단체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께 보내는 서한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인권포럼 등 15개 단체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께 보내는 서한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객관적 근거가 없다며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제3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에서 모든 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 지원,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아동 참여를 통한 아동 권익 내실화를 제시했다”며 “대통령께 묻는다. ‘모든 아동’, ‘도움이 필요한 아동’, ‘참여를 통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할 아동’에 촉법소년은 포함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처벌을 강화해도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신선웅 관악교육복지센터장은 “처벌만으로 (범죄) 반복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청소년들의 변화는 처벌에서 시작되지 않고 곁에 남은 어른, 다시 시도할 수 있게 해준 관계, 제때 연결된 지원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이른 형사 처벌이 아닌 이른 발견과 개입이다. 빠른 낙인이 아니라 두터운 보호와 회복이, 교육∙복지∙의료∙사법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원의 문턱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국제 인권 기준에도 위배된다고 짚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최현주 팀장은 “유엔 공식 권고문은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4세 미만으로 낮춰서는 안 된다고 일관되게 강조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소피 킬라제 위원장도 연령 하향이 아동 범죄 가담을 막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못 박았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촉법소년은 만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법행위 청소년으로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때문에 촉법소년은 소년원 송치나 보호관찰 등 보호 처분을 받고 있다. 최근 촉법소년 범죄 건수가 늘고, 수위도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재명 대통령은 2월 “압도적 다수 국민이(촉법소년 연령을) 최소한 한살은 낮춰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관계 부처에서 논점을 정리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해 두 달 후 결론을 내자”고 밝혔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소속인 ‘난다’ 상임활동가는 이에 대해 “촉법소년 연령 문제는 아동 청소년의 문제인데 성평등가족부 주최로 사회적 공론화에 참여하는 대다수 전문가는 경찰학∙범죄학 관계자다. 촉법소년 의제를 교정 정책으로 이해하는 현실을 방증한다”며 “연령 하향을 사회적 합의를 명목으로 하는 법 개정 사안으로 보지 말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아동 청소년을 보호하고 지원할 것인지 논의하는 장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