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오래 같이 살아서
메느린지 친딸인지 모르겠는 아주머니랑
시어머인지 친정어머인지 분간도 안 가는 늙은이랑
장 보러 나와서 세상 참견 다 하다가는
메느린지 딸인지가 어머이 이거 어뗘 하며 옷을 집어줍니다
새카만 건 사람이 어둬봬서 싫구
너머 뺄간하면 아덜 같아서 그렇구
흰색은 빨래하기 대간하니 어쩌구 하다고
어머이 워디다 이쁘게 보일라구 한댜
야 줌 봐 여이, 내가 그래두 느 아부지 돌아가시구
한 삼십년을 수절했어
홍살문이 내려두 열두번은 내렸을 건디
같은 값이믄 입성이래두
깨끗하니 입구 댕겨야
한번 더 돌아보는겨
-시집 ‘그림자놀이 하던 날은 가고’(창비) 수록
●송진권
△1970년 옥천 출생.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 시집 ‘자라는 돌’,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원근법 배우는 시간’ 등 발표. 천상병시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수상.
△1970년 옥천 출생.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 시집 ‘자라는 돌’,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원근법 배우는 시간’ 등 발표. 천상병시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