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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돌풍의 핵’ 이정현, 생애 첫 MVP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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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시상식

베스트 5 선정까지 ‘2관왕’ 달성
팀 창단 처음 PO 진출 견인 활약
117표 중 106표 얻어 압도적 지지
신인상 켐바오·외인 MVP 마레이
감독상엔 LG 조상현 감독 영예

코트를 누비던 유니폼 대신 정갈한 수트를 차려입은 프로농구 선수들이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의 레드카펫으로 입장하자 기다리던 팬들은 열광적인 환호로 화답했다. 지난 6개월간 코트 위에서 쏟아낸 땀방울이 결실을 보는 순간인 2025∼2026 프로농구 시상식은 그렇게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날 시상식의 가장 빛나는 주인공인 국내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고양 소노 가드 이정현에게 돌아갔다. 이정현은 기자단 총 유효 투표 117표 중 106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생애 첫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23년 창단한 소노가 배출한 구단 첫 MVP다. 베스트5까지 선정된 그는 이번 시상식 ‘2관왕’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이정현의 올 시즌은 KBL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그는 경기당 평균 18.6득점으로 국내 선수 1위에 올랐고 5.2어시스트는 전체 6위이자 국내 선수 4위에 자리하는 등 공격 주요 부문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남겼다. 특히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매 경기 이어간 두 자릿수 득점 행진과 승부처마다 터뜨린 클러치 슈팅은 그가 왜 KBL의 ‘절대적 상수’인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이정현의 활약 속에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던 소노는 5라운드 들어 10연승 행진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창단 첫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정현은 “MVP라는 큰 상을 받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 언제나 선수를 믿어주시고 팀을 PO 무대로 이끌어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원해 주신 사무국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주장 (정)희재 형을 비롯해 코트 위에서 함께 땀 흘린 선수들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랑하는 가족과 위너스(소노 팬클럽) 팬들에게 이 모든 영광을 돌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현과 함께 소노의 6강행을 이끈 아시아쿼터 선수 케빈 켐바오는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켐바오 역시 117표 중 105표라는 몰표를 받았다. 켐바오는 정규리그 5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평균 15.3득점, 6.5리바운드, 4.0어시스트, 1.1스틸 등 공수 양면에서 소노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켐바오의 수상으로 지난해 조엘 카굴랑안(수원 KT)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쿼터 선수가 신인상을 석권했다. 켐바오는 “이 자리에 함께한 동료 아시아쿼터 선수들과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전했다.

외국인 선수 MVP는 97표를 받은 창원 LG 아셈 마레이가 차지했다. 마레이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6.4득점과 더불어 리그 전체 1위인 14.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지배했다. 상대 수비를 끌어당기는 압도적인 포스트업 능력과 동료들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영리한 패스 게임은 LG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절대적인 요인이었다. 마레이는 “MVP가 저에게도 굉장히 의미가 깊다”며 “팀원들, 세바라기 팬들, 집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족들 모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레이는 최우수수비상에 베스트5까지 이날 3개의 트로피를 양손 가득 들고 갔다.

감독상은 조상현 LG 감독에게 돌아갔다. 조 감독은 총 98표를 획득, 13표에 그친 유도훈 안양 정관장 감독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지난 시즌에는 팀을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조 감독은 올 시즌 마침내 LG를 12년 만의 정규리그 정상까지 올려놓으며 생애 첫 감독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조 감독은 “나는 평소 걱정도, 화도 많은 감독이다.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병행과 대표팀 차출 등 변수가 많아 우려가 컸는데, 선수들이 멋진 결과로 이 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해 평소 친분이 두터운 전희철(서울 SK)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 것을 보며 ‘나도 저 자리에 서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꿨었다”며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준 덕분에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주변에 공을 돌렸다. 조 감독은 이제 LG 구단 최초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KBL 코트를 가장 빛낸 ‘베스트 5’에는 이정현과 마레이를 비롯해 득점 1위(23.2점) SK 자밀 워니와 원주 DB 이선 알바노, SK 안영준이 이름을 올렸다. 식스맨상의 영예는 SK 에디 다니엘에게 돌아갔으며, 기량발전상(MIP)과 이성구 페어플레이상은 울산 현대모비스 서명진이 모두 받았다. 팬들이 직접 투표로 선정한 인기상은 부산 KCC 허웅이 받았다.


시상식을 마친 KBL은 12일부터 정규리그 4위 SK와 5위 소노가 격돌하고, 정규리그 3위 DB와 6위 KCC가 대결하는 5전3승제 6강 PO로 ‘봄 농구’에 돌입한다. 이어 23일부터는 4강 PO(5전3승제)가 치러지고 7전4승제 챔피언결정전은 5월5일 1차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