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만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종국적으로는 노동자들에게 전체적으로 오히려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다”며 노동 정책에서의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를 두고선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더 많은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선발돼서 좋은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은 대우를 받아야 된다’는 (생각이) 상당히 큰 왜곡”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사업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2년 뒤 정규직으로 의무 전환하도록 규정한 현행 제도에 대해선 “1년 11개월 딱 잘라서 절대로 2년 넘게 계약을 안 한다”며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실용적으로 해결할지 고민을 좀 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실용적 노동 정책을 향한 노동계의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성장 드라이브 정책을 취해오면서 노동계에 대한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일상화된 측면이 있다”며 “그게 아주 오랜 시간 계속되다 보니까 노동계는 아무래도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게 있어서 실용적인 정책에 대해서도 본능적인 반감이 있을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일부 제도가 현장에서 변질되고 있는 점을 짚었다. 이 대통령은 “‘노동 계약 2년이 지나면 정규직 해야 된다’ 이런 법 조항이 형식으로는 아주 좋다”면서도 “예를 들면 한 4∼5년, 5∼10년 (고용해서) 쓸 부분도 1년 11개월 쓰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또 1년 11개월 계약하고, 그것도 너무 근접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그 텀을 길게 두고 (계약을 한다.)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정규직의 임금 체계에 대한 개편 필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는 게 정상적이어야 하는데, 예를 들면 불리한 조건에 있는 사람을 더 불리하게 만들어서 노동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날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언급을 했던 점을 거론하며 “기사 댓글을 보니까 ‘정규직 된 사람들도 힘들게 정규직 됐는데 왜 비정규직하고 똑같이 취급을 받아야 돼, 더 많이 받아야지’ 이런 주장도 있다”면서 “똑같은 노동을 했는데 누군가를 선발해서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선발되지 못하면 훨씬 불이익을 주고 이게 이상하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인데 그 측면, ‘선발돼서 좋은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은 대우를 받아야 된다’(는 생각), 저는 이게 상당히 큰 왜곡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같은 일을 하고 (돈을) 덜 받고, 또 비정규의 기간이 짧을수록 더 적게 받는다”며 “이게 완전 반대로 돼야 되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대개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절대 빈곤을 벗어나는 게 급선무이다 보니까 ‘일단 좀 참자’, ‘견뎌라’ 그리고 힘이 약한 쪽이 좀 더 피해를 입었던 거 아닌가 싶다”며 “이제는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이제 선진 강국의 반열에 올랐고, 그러면 노동도 존중되고 일터도 안전해야 되고 부당한 양극화도 없어야 한다. 결국 사회 문화, 사회적 제도를 통째로 바꿔야 되는데 그러려면 정말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며 “어렵긴 하겠지만 고민을 좀 더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