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룰에서 열리는 2인전 ‘소요(素曜)’는 이지이, 김지애 두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감각과 일상을 풀어낸 작업을 조명하는 전시다.
이지이 작가는 사라지지 않는 감각의 흔적에 집중한다.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감정과 감각의 파편은 하나의 서사로 정리되지 않은 채 작업 속에 남아 있으며, 이를 덜어내고 비워내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형상으로 옮겨낸다. 흙과 나무를 다루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성과 시간의 흔적은 단단한 형태로 남아, 사라질 수 없는 감각의 존재를 드러낸다.
김지애 작가는 일상 속 사소한 풍경에서 출발한다. 식탁 위의 그릇, 오래된 기물, 창가에 머무는 작은 새 등 주변의 장면들은 작가의 시선을 통해 다시 해석되며, 시간과 기억을 머금은 풍경으로 확장된다. 특히 나무 판과 거친 종이 위에 그려지는 작업 방식은 물성과 감각을 더욱 밀도 있게 전달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작업을 이어가지만, 결국 꾸밈을 덜어낸 감각과 정서로 향한다. 이번 전시는 각자의 방식으로 축적된 시간과 감각이 어떻게 ‘고요한 빛’으로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전시 ‘소요’는 감각과 일상이 교차하는 지점을 따라가며, 관람객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