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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세월호 7시간’ 문건 목록 공개해야…비공개 근거 없어” 파기환송심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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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기록 정보공개 소송
참사 12년 만에 기록 공개 법적 근거 생겨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청와대 문서를 공개하라며 시민단체가 낸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비공개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2년 만이다.

 

서울고법 행정10-3부(재판장 원종찬)는 10일 송기호 변호사(현 청와대 경제안보비서관)가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소송비용을 피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청와대 문서를 공개하라며 시민단체가 낸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비공개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청와대 문서를 공개하라며 시민단체가 낸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비공개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은 송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7시간 동안 정부가 벌인 구조활동 관련 문건을 공개하라’고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은 박 전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후 5시15분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제기됐다.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 전 대통령 파면 직후인 2017년 5월 세월호 참사 관련 청와대 문서를 최대 30년까지 비공개할 수 있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하며 논란은 더 커졌다.

 

송 변호사는 황 전 권한대행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 없는 박 전 대통령의 문건을 봉인할 권한이 없으며 해당 문건은 국가안전보장 등 사유가 없어 ‘기록물 지정’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2017년 6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비공개 대상’이란 통보를 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되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거나 관할 고등법원 영장 발부, 대통령기록관장 사전 승인 등이 없으면 최장 15년간(사생활 관련 정보는 최장 30년간) 문서를 열람할 수 없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통령은 아무런 제한 없이 임의로 대통령기록물을 선정해 보호 기간을 지정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지정기록물 요건을 갖춘 기록물에 한정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해당 정보는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볼 근거가 없어 비공개 처분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었다. 해당 정보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호기간이 설정돼 있으므로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이런 2심 판단을 다시 뒤집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지난해 1월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대통령의 보호기간 설정행위는 대통령기록물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야만 비로소 적법하게 효력을 갖게 된다”며 “이 사건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법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석명하고 적법하게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고 보호기간이 정해졌는지 심리를 거쳤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한 행위의 정당성이 먼저 인정돼야 보호기간도 효력이 생긴다는 판단이다.

 

또 대법원은 “대통령지정기록물 보호기간 제도의 취지에 비춰 보호기간 설정행위는 최대한 존중해 효력이 사후에 함부로 부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대통령기록물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야만 비로소 적법하게 효력을 갖게 되는 것이므로, 효력 유무에 대한 사법심사가 대통령기록물법에 의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