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 수색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조작 사진이 대거 유포되며 초기 대응에 혼선이 빚어진 것은 물론, 일부 언론 보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늑구 탈출 직후 접수된 제보 사진 상당수가 실제 촬영물이 아닌 AI 합성 이미지로 추정된다. 당국에 접수된 관련 신고는 100여건에 달하지만, 상당수는 오인 신고이거나 허위 사진을 근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탈출 당일 ‘오월드 사거리’ 인근에서 늑구가 포착됐다는 사진이 접수되면서 소방당국은 인근 초등학교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수색 범위를 확대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대전시 역시 해당 내용을 토대로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사진은 진위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났고, 늑구는 해당 지점이 아닌 오월드 인근 보문산 일대에서 다시 포착되면서 초기 대응이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청주 등 타 지역 목격 신고도 이어졌지만, 대부분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허위 사진이 단순 제보를 넘어 공공기관과 언론 보도까지 확산됐다는 점이다. 대전소방본부는 제보를 근거로 언론사에 관련 사진을 제공했으나, 이후 해당 이미지가 AI 합성으로 의심되자 삭제를 요청했다.
연합뉴스 역시 계약사 공지를 통해 “소방본부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이 AI 조작·합성으로 의심된다”며 해당 사진 기사 삭제를 안내했다. 사진 속 횡단보도 정지선과 도로 표시, 이정표 글씨 등이 실제 현장과 일치하지 않는 점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본지에도 동일 계열의 사진이 지면에 게재된 것으로 확인돼, 허위 이미지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된 사례로 지적된다.
온라인상에서는 늑구가 도로를 배회하거나 학교 운동장에 나타났다는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퍼졌지만, 상당수는 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로 분석됐다. 일부 사진은 AI 탐지 결과 ‘생성 이미지일 가능성 99%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조작된 시각자료가 확산되면서 수색 인력과 장비가 불필요하게 이동하는 등 행정력 낭비가 발생했고, 시민 불안도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와 소방당국은 “확인되지 않은 사진과 영상 제보는 수색을 방해하고 대응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허위 제보 및 AI 조작 이미지 유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기술 확산으로 사실과 구분이 어려운 이미지가 급증한 만큼, 재난·사건 상황에서는 제보 검증 시스템과 언론의 사실 확인 절차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