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한 지방공무원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2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관위는 최근 부산의 한 구청 공무원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관할 검찰청에 고발했다. A씨는 혐오시설 건립과 관련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청장 등의 활동과 업적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93곳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보도자료에는 A씨가 속한 B구의 구청장 등이 여러 차례 기관을 방문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공무원이 단체장의 업적을 홍보하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무원이 선거에 관여하는 행위는 중대 선거범죄”라면서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자료가 문제가 된 사례는 또 있다. 경남 진주시는 조규일 시장의 재산이 늘어난 데 대한 해명을 보도자료로 배포해 논란이 됐다. 인사혁신처가 지난달 말 공개한 조 시장의 총재산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29억2100여만원. 1년 사이 5억1800여만원이 늘었다. 재산공개 후 진주시는 감사관실 명의로 조 시장의 재산 증가 이유를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부친 사망에 따라 상속재산이 생겼고, 기존에 갖고 있던 서울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실제 순수하게 늘어난 재산의 규모는 3800만원 수준이라는 표현도 담겼다.
이를 두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에게 유리한 설명을 가공해서 언론에 배포한 것은 선거 목적에 활용됐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남도선관위는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런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은 혹시 문제가 되는 사례가 없었는지 과거 보도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하거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 후보자인 단체장의 업적을 홍보하는 것도 공직선거법에 저촉된다. 지자체의 성과는 홍보할 수 있지만, 단체장의 업적으로 포장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례별로 애매한 경우가 많다 보니 선거철이면 선관위에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공무원들의 중립성이 자신이 속한 조직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달 발간된 ‘한국행정연구 제35권 1호’에 수록된 논문 ‘지방공무원의 중립전문성에 대한 인식 연구’(성균관대 김지영·김근세)에 따르면 정책집행에서 정치·행정의 협력과 지방의회·이익집단 등 외부 이해관계자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무대응형’은 6급 이상 중간관리자 그룹과 구청 및 동 행정복지센터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논문은 “정무적인 압력 속에서도 공무원이 중립적으로 판단하고 전문적인 역할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선 실무자가 과도한 정무·심리 압력을 감당하지 않도록 지침과 상위 조정 라인 이관 기준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해당 연구는 경기 수원시 및 산하기관 소속 공무원 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