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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노벨상 헌납한 마차도, “베네수 대권 도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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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귀국해 전국 순회할 것” 선거운동 예고
임시 대통령 겨냥 “조기 대선 실시” 압박도
트럼프, 마차도보단 현 임시 대통령에 무게

2025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베네수엘라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마차도는 자신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헌납하며 그 환심을 사려 했으나, 정작 트럼프가 마차도를 적극 지원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심 마차도보다 델시 로드리게스(56) 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을 방문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로부터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로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월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을 방문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로부터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로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야당연합(PUD)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마차도를 차기 대통령 선거의 야당 단일 후보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마차도는 화상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해 연설했다. 그는 “곧 베네수엘라로 돌아가 전국을 순회할 것”이라며 선거 운동 돌입을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 귀국 일정은 알리지 않았다.

 

이날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현 정부를 겨냥해 “국민은 지금 당장 대선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드리게스 측이 임시 대통령 임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선 실시를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강한 어조로 경고한 셈이다.

 

베네수엘라는 올해 초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63) 대통령이 마약 유포 등 혐의로 미군 특수부대에 체포돼 뉴욕으로 연행되는 정변을 겪었다. 그 직후 마두로 밑에서 부통령으로 있던 로드리게스가 임시 대통령이 됐다. 베네수엘라 헌법상 임시 대통령 임기는 90일이고, 국회가 동의하면 추가로 90일 연장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난 3일 90일 임기가 끝난 로드리게스는 국회에 임기 연장 승인을 요구하지 않은 채 임시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이는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의 유권 해석 때문이다. 앞서 대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억류돼 있어 복귀가 불가능하다”며 “이는 ‘강제적 부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강제적 부재 상태에 놓인 경우 임시 대통령은 국회 동의 없이도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헌법 해석을 내놓았다.

 

지난 2월11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왼쪽)이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양국의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다짐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11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왼쪽)이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양국의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다짐했다. AP연합뉴스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제적 부재는 억지 논리에 불과하고, 국회 승인을 받지 않은 임시 대통령 임기 연장은 위헌이란 것이다. 마차도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은 로드리게스가 미국의 후원 아래 베네수엘라 국정을 완전히 장악하고자 꼼수를 부리며 대선을 미루려는 것이라고 의심한다.

 

실제로 로드리게스는 임시 대통령을 맡은 뒤 석유 등 베네수엘라의 핵심 자원을 미국 등 외국 자본에 개방했다. 마두로 정권 시절 반(反)정부 활동을 한 혐의로 수감된 정치범들도 대거 석방하는 등 유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런 로드리게스에 대해 트럼프는 여러 차례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반면 마차도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높은 국제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마두로 체포 직후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의 새 리더십에 관해 얘기하며 마차도를 “국민 사이에 평판이 낮은 지도자”라고 깎아내렸다. 마차도로부터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로 받은 뒤 트럼프는 “앞으로 베네수엘라 정권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다만 트럼프가 마차도보다 로드리게스를 더 선호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외신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