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2살)의 수색이 13일까지 엿새째 이어지고 있으나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색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계 당국은 수색 범위 조정과 방식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대전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수색 당국은 이날 드론 11대와 동작 감지 인터넷(IP) 카메라 5대, 소방·군·경찰 인력 120여 명을 투입해 늑구를 찾고 있다. 늑구는 지난 9일 오전 1시30분쯤 오월드 동물병원 인근에서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된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당국은 지난 11일부터 수색 범위를 기존 반경 3㎞에서 6㎞로 확대하고 야간 열화상 드론도 5대에서 10대로 늘렸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열화상 장비에도 늑구가 포착되지 않는 이유로는 땅굴을 파 은신하는 늑대의 습성과 보문산 일대의 침엽수림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월드 관계자는 “늑구가 땅을 파고 숨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과거에도 늑대가 사육장 내에서 굴을 파 숨어 사육사조차 발견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보문산 일대에서는 발자국 흔적이 일부 확인됐지만 외곽으로 이동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수색이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폐사 우려도 제기되나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최진호 야생생물관리협회 전무이사는 “최근 비가 내렸고 보문산 곳곳에 작은 샘이 있어 물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물을 마셨다면 2주 가량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늑구는 사육장을 빠져나가기 전날 닭 2마리를 먹었다. 늑대는 먹이활동이 없어도 2∼3일 정도 버티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최대 2주까지 연명할 수 있다고 한다.
포획틀 주변에 놓인 닭고기 일부가 사라졌지만 까마귀나 오소리 등 다른 야생동물이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접수된 제보는 모두 허위이거나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월드 측은 늑구의 사육장 복귀 가능성에 대비해 포획 장치 설치와 함께 울타리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관종 오월드 원장은 “철창문 한쪽을 와이어로 연결해 폐쇄회로(CC)TV로 진입을 확인한 뒤 문을 닫아 내부에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사육장은 땅 밑으로 40cm 깊이의 콘크리트 벽이 있고 전책과 철조망으로 이중 보호된 상태였다.
문창용 대전시 환경국장은 “수색이 장기화될 경우 현재의 상황실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외곽 이탈이나 폐사 가능성까지 고려해 14일 합동회의를 거쳐 수색 방식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