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전설 양준혁이 사업가로서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배트를 내려놓은 레전드의 사업 도전은 성공했을까? 답은 ‘세모(△)’에 가깝다.
199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양준혁은 한국 야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기록의 제조기’다. 신인왕을 시작으로 타격왕 4회, 골든글러브 8회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으며, 은퇴 당시 타점·안타·홈런 등 주요 타격 부문 통산 1위를 싹쓸이하며 ‘양신(梁神)’이라 불렸다.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근성은 그를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배트를 내려놓은 뒤 마주한 사회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한 양준혁은 “예전에 우럭과 전복, 돌돔, 광어 양식을 했는데 다 망했다”며 “선수 시절 모아둔 돈 50억원이 양식장에 다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수난은 양식장에서 그치지 않았다. 콩국 사업과 스포츠펍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벽에 부딪혔고, 특히 스포츠펍은 개업 직후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는 불운까지 겪었다.
그럼에도 양준혁은 주저앉지 않았다. 2006년부터 약 20년간 수산물 양식에 매달린 그는 숱한 시행착오 끝에 ‘대방어’라는 해답을 찾아냈다. 현재 경북 포항 구룡포에 터를 잡고 3천평 규모의 방어 양식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30억원을 올리고 있다. 양식업뿐만 아니라 카페와 바다 낚시터까지 운영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고, 지난해 5월에는 수협 조합원 가입도 마쳤다.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력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5년 수산업 발전 교류화합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것이다.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해 구룡포에서 방어 양식장을 직접 운영하며 지역 해양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출하한 방어가 1kg당 4만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할 만큼 품질도 입증했다. 하루 사료비만 200만원에 달하는 부담 속에서도 방어를 자식처럼 키워온 결과였다.
양준혁은 “50억을 까먹었지만 앞으로 100억을 벌 것”이라며 운동선수 특유의 투지를 드러냈다.
양준혁은 2021년 19세 연하 박현선과 결혼해 2024년 첫 딸을 얻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까지 더해진 그가 이제 새로운 닻을 올렸다. 숱한 실패를 딛고 수산업에 안착한 ‘양신’이 그라운드에 이어 바다에서도 또 다른 이름값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