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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 간 교황 “용서만이 평화 이룰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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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99%’ 알제리 방문 최초
충혼탑 찾는 등 연대·화합 강조
트럼프 공격에도 순방길 올라
중동 전쟁 비판 소신 안 굽혀
현지 자폭테러… 교황과는 무관

알제리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국면 속에서 “평화와 용서”를 강조했다. 역대 교황 가운데 수니파 이슬람교도가 99%를 차지하는 알제리를 방문한 것은 레오 14세가 처음이다.

 

알제리를 방문한 레오 14세 교황이 1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성모대성당에서 알제리 공동체와의 만남을 갖고 장폴 베스코 추기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알제=AFP연합뉴스
알제리를 방문한 레오 14세 교황이 1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성모대성당에서 알제리 공동체와의 만남을 갖고 장폴 베스코 추기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알제=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알제리 수도 알제에 도착해 1954년부터 8년간 독립전쟁 끝에 1962년 독립한 알제리의 독립 희생자를 기리는 충혼탑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교황은 충혼탑에서 “하느님은 모든 나라의 평화를 바라심을 기억하자”며 “이 평화는 오직 용서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델마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을 만난 교황은 “알제리인들이 보여준 연대와 상호존중이 세계의 세력 균형에 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해준다”며 “이는 계속된 국제법 위반과 신식민주의 경향에 직면한 오늘날 더 긴요하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아프리카 성모대성당에서 신도들과 만나 1992~2002년 알제리 내전 당시 희생된 신부와 수사, 수녀 등 19명의 성직자를 기렸다. 교황은 “알제리 국민과 함께하기를 선택해 순교한 19명을 특별히 떠올린다”며 “그들의 피는 열매 맺기를 결코 멈추지 않는 살아 있는 씨앗”이라고 말했다. 또 알제리의 가톨릭 공동체를 향해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그들의 생명을 내어 준 여러 증인들의 상속자”라고 말했다.

 

이날 교황은 알제리 최대 이슬람 사원인 그레이트 모스크를 방문해 종교 간 공존 메시지도 강조했다. 그는 “기도와 진리 탐구, 인간 존엄에 대한 인식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알제리 방문 이틀째인 14일 북동부 도시 안나바로 향했다. 안나바는 고대 로마 도시 히포 레기우스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354∼430)이 30년간 주교로 있던 곳이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해 5월 선출 직후 자신을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교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 논란 속에 이번 순방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이 이란 전쟁을 비판한 데 대해 “교황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하며 “급진 좌파에 영합하지 말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평화와 화해를 촉구하는 것은 복음에 뿌리를 둔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알제리에서 14일 하루에만 2건의 자살폭탄 공격이 벌어져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2건의 공격이 벌어진 곳은 알제에서 남서쪽으로 약 45㎞ 떨어진 블리다로 교황의 방문 지역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르몽드는 알제리 정부가 교황 방문 중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우려해 이번 공격 소식이 즉각적으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했다며 교황청 관계자들도 몇시간 뒤에 이 소식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