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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피습에 성희롱까지… ‘벼랑 끝 교실’ 여교사 피해는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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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사제 간 피습 사건 파장 속 실태조사… 여교사 성 관련 피해 남성 2배
제미나이로 생성한 AI인포그래픽.
제미나이로 생성한 AI인포그래픽.

최근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흉기로 찌르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사 5명 중 1명은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반 직장인보다 수십 배 높은 수치이다.

 

◆ 신체 폭행부터 성희롱까지… 일반 노동자보다 월등히 높은 피해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발표한 ‘2024 교사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교사 1964명 중 20.6%가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신체 위협 또는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18.8%)보다 1.8%p 증가한 수치이다.

 

다른 직군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근로환경조사에서 일반 취업자의 신체 폭력 경험은 0.5% 수준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일반 직장인보다 약 41배나 더 많은 폭력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언어폭력과 성희롱 문제도 심각하다. 교사 68.1%가 언어폭력을 경험했으며, 성희롱과 원치 않는 성적 관심을 받은 비율도 각각 15.8%, 15.5%에 달했다. 특히 성 관련 피해의 60~70%는 가해자가 학생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 여성 교사에게 더 가혹한 교실… 피해 비율 남성보다 2배 높아

 

피해 양상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여성 교사가 폭력과 성희롱에 더 취약한 구조였다.

 

여성 교사의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남성 교사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았다. 전교조 측은 ‘일반 노동자 사이에서는 매우 드문 폭력 피해가 교사들에게는 일상이 되고 있다’며 ‘2023년 대책 마련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현장의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충남 홍성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계룡 교사 흉기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충남 홍성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계룡 교사 흉기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과거 앙심이 비극으로… 계룡 고교 교사 피습 사건 전말

 

이번 조사 결과의 배경이 된 계룡시 고교 피습 사건은 과거 지도 방식에 불만을 품은 제자의 계획범죄로 밝혀졌다. 가해 학생 A군은 중학생 시절 학생부장이었던 교사 B씨를 찾아가 교장실에서 면담하던 중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으며, B씨는 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A군은 평소 B씨의 지도에 불만을 품고 등교를 거부하다 대안학교 위탁 교육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선언적 대책만으로는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교사가 물리적 위해를 당할 경우 즉각적으로 분리 조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법적 장치와 함께, 피해 교사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공적 지원 시스템 확대가 시급하다.

 

특히 학생에 의한 성희롱이나 흉기 난동 등 강력 범죄 수준의 교권 침해에 대해서는 교육적 지도 차원을 넘어 엄정한 사법적 잣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사가 안전하지 않은 교실에서 학생들의 학습권 또한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는 교육부가 추진 중인 교권 보호 정책의 실효성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