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나프타 대란’이 반려동물 의료 현장을 덮쳤다.
15일 의료업계와 대한수의사회 등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사기와 수액팩 등 필수 의료 소모품 가격이 평소보다 3~4배, 일부 품목은 최대 8배까지 폭등했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사기 한 박스(100개 용량)에 5000원 내외였다면 지금은 2∼3만원대로 올랐다. 한 사이트에는 11만원까지 올라가 있는 것을 봤다”며 “현재는 이렇게 비싸게 주고도 못 구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물병원에서는 당장 보유한 재고가 2주에서 1개월 치에 불과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진료 차질이 우려된다며 긴장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병원일수록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주사기가 없어서 폐업해야 할 지경”이라며 “기존 업체에서 받던 1cc 주사기가 동났다는 통보를 받았다.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물량을 확보하려 하지만 재고가 언제까지 버텨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지난주 초부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으며 동물 의료 현장이 인간 의료제품 유통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
정부도 사태 해결에 나섰다. 정부는 전날 ‘의료기기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를 발령하고 주사기 4종과 주사침 3종을 폭리 목적으로 과도하게 보유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를 엄단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판로 확대 및 필수 의료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조치에 나섰다. 또 의료기기 공급망 확충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관계자는 “정부에서 매점매석 금지 정책을 보고 물량이 어느 정도 풀리는지 지켜볼 예정”이라며 “대량으로 수입하는 부분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