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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시급한 美, 버티는 이란… 우라늄 농축권 간극 좁힐까 [美·이란 불안한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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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종전협상 성사 시 쟁점

농축 중단 美 “20년” vs 이란 “5년”
선거 앞서 여론 부담 큰 트럼프에
제재 견뎠던 이란 최대한 시간 끌 듯

호르무즈·저항의축 등 난제 산적
휴전 연장하며 부분합의 가능성
트럼프는 “연장 필요 없어” 부정적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2주 중 절반이 지나면서 남은 1주일간 종전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집중된다. 2차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타결 수순으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의 완전한 핵포기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은 미국에 넘기고, 이란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으로선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우라늄 농축권을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 핵문제는 미·이란 사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측 간 계속된 협상에서도 간극을 좁히기 어려웠던 난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다만 미 언론에서는 J D 밴스 미 부통령이 참여한 첫 종전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으로 미국이 20년을 제안했고 이란은 5년으로 맞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무제한 중단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20년 중단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지만, 20년으로 합의해도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체결했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15년보다는 엄격한 조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것처럼 최소한 JCPOA보다는 나은 합의라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호르무즈해협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다. 이번 전쟁 과정에서 이란은 핵능력 보유 이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장기간 혹독한 제재를 견뎌낸 경험을 토대로 할 수 있는 한 시간을 끌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역봉쇄로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30일간의 이란산 원유 판매 허용 시한이 만료되는 19일 이후 다시 제재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출 제한이 지속되면 현재 원유 저장량을 고려할 때 이란이 약 2주 내 생산량을 대폭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고농축 우라늄 440㎏ 처리를 포함한 검증·사찰 문제, 탄도미사일 전력·대리세력(저항의 축) 문제 등 단기간에 합의하기 쉽지 않은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

 

문제는 시간이 트럼프 대통령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유가 상승과 여론 악화를 감당할 여력이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란으로서는 신속한 종전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버티기’를 하려 할 수 있다.

 

부분합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JCPOA보다 나은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합의를 부분적으로 도출한 뒤 이를 토대로 휴전을 연장하면서 논의를 이어가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빅딜’도 언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방송 ABC 기자와 통화에서 “휴전 연장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쪽으로도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그들이 재건하기 위해서는 합의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도 이날 우파 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중대하고 포괄적인 합의)을 만들고 싶어한다”며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우리는 이란을 번영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군사적 긴장도가 최고조로 치솟은 호르무즈해협에서 우발적 사적으로 협상에 제동일 걸릴 수 있고, 협상에서 성과가 도출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사남 바킬 채텀하우스 중동담당 이사는 “이란 정권은 국민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완강히 버티는 성향이 있다”며 “이번 상황은 의지와 인내의 싸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