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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피해자 지원 위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심층기획-세월호 참사 1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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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국회 계류에 속도 주문
현재 3년 후 의료비 지원 종료
“후유증 회복에도 체계화 필요”

전문가들은 참사 때마다 반복되는 불공정한 조사와 단기적인 지원 등 국가 중심의 행정편의적 대응이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참사 피해자 지원을 체계화하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앙대책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대책본부(중대본)를 신속하게 꾸려 재난을 수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반면 21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생명안전기본법은 재난 수습 이후 진상 조사와 피해자 회복에도 함께 집중하고 있다.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에서 한 시민이 어깨에 나비 모양 종이를 달고 추모 메시지가 적힌 리본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에서 한 시민이 어깨에 나비 모양 종이를 달고 추모 메시지가 적힌 리본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입법조사처는 생명안전기본법 발의안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법안의 주요 목적으로 ‘독립적 사고 조사체계 구축’, ‘피해자 권리 보장 및 참여’, ‘안전약자 보호 및 공동체 회복’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같은 피해자들의 기본 요구가 실현되지 않아 피해자들의 질병이 만성화됐다고 지적했다. 진상 규명이 곧 피해자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2014년부터 세월호 참사 트라우마 지원을 해온 김현수 안산마음건강센터 센터장은 “재난 발생 시 진상 규명이 제대로 안 되고 처벌이 미온적인 데다가 사회적 논쟁을 반복하면서 피해자들이 평생 투쟁으로 진실과 처벌을 요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회복도 전문화·체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생명안전기본법에는 피해자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지원상담원을 양성할 의무 등을 규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별법을 만들어 지원하는 현재 체계에서는 참사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질병 및 부상, 후유증 등에 드는 의료비 지원이 참사 3년 후 종료된다.

 

이나빈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부원장은 “미국은 9·11테러 후 3∼4년 주기로 20년 이상 피해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한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애 주기적 관리체계를 구축해 참사 직후와 10년 후, 20년 후 등 시점별로 유가족의 필요에 맞춘 실질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 22대 국회에는 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이 발의한 생명안전기본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