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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상자산업계 중징계 내렸다 법원에서 잇단 취소 ‘굴욕’…수입물가 28년래 최고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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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에 내린 중징계 처분이 법원에서 잇단 취소 처분을 받으며 ‘무리한 제재’가 아니었냐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과거 사모펀드 사태 때 증권사 대표들이 받았던 중징계가 무효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또 다시 벌어진 일이다. 당국은 규제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신종 자금세탁, 대규모 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보수적인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 제재 적정성을 둘러싼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깜깜이 징계’ 줄패소 굴욕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두나무가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FIU는 업비트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약 4만5000건의 이전 거래를 중개해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영업 일부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두나무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가 9일 해당 처분을 취소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쟁점은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거래에 있었다. 법원은 이 구간에 대한 구체적인 차단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사후 결과만으로 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금지 의무만 선언하고 이행 기준은 제시하지 않으면 규제당국의 자의적 법 집행 가능성으로 이어진다”며 당국의 규제 공백을 지적했다. 업비트가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고객 확약서를 받는 등 나름의 의무 이행 노력을 기울인 점을 들어 고의·중과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한빗코 역시 고객 신원 확인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약 2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뒤 1·2심 소송에서 연이어 승소하며 처분의 부당성을 인정받았다.

 

빗썸은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및 고객 확인 의무 위반 등으로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368억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고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유사한 사유로 최근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52억원을 통보받은 코인원도 두나무의 승소 판례를 참고해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국의 제재에 불복해 법정 다툼에 나서는 흐름은 가상자산 업계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에 따르면 2023∼2025년 금융당국을 상대로 진행 중인 행정소송 100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건이 과징금 및 과태료 제재와 관련된 소송으로 파악됐다.

 

◆유가·환율 상승에 3월 수입물가 28년여 만에 최고

 

지난달 이란 전쟁 여파로 우리나라 수입 제품의 가격 수준이 구제금융 사태 이후 28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의 이중고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69.38로, 2월보다 16.1% 올랐다. 지난달 상승률은 1998년 1월(17.8%) 이후 28년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수입물가 상승을 주도한 건 원유 등 광산품(44.2%), 석탄·석유제품(37.4%)과 화학제품(10.7%)이었다. 원유(88.5%)·나프타(46.1%)·제트유(67.1%)·합성 고무 원료인 부타디엔(70.6%)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원유 수입가 상승률은 ‘원화’ 기준 원유 품목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5년 이래 최고치다. 계약통화(달러화 등) 기준 상승률(83.8%)은 1차 오일쇼크 당시인 1974년 1월(98.3%) 이후 52년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128.52달러로 2월(68.40달러)보다 87.9% 뛰었다. 주간 종가 기준 월평균 원·달러 환율 역시 2월 1448.38원에서 지난달 1492.50원으로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