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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문 레이스’… 달 찍고 화성 간다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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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우주서도 불붙은 ‘패권경쟁’

美 아르테미스Ⅱ 달궤도 비행 성공
2028년 우주인 달 표면 밟을 계획
민간 운송·착륙 기술 뒷받침 관건

中 창어 6호 남극 분지 시료 채취
연내 얼음 규명… 2030년 착륙 목표
“美, 中 대외우주협력 방해” 불만도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II가 4명의 우주비행사를 싣고 달로 향했다. 반세기 넘게 중단됐던 미국의 유인 달 비행이 재개되면서 이제 관심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24년 창어 6호를 보내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샘플 채취에 성공했고, 2030년 이전 유인 달 착륙을 공식 목표로 내걸고 있다. 두 나라가 겨누는 곳은 공통으로 달 남극이다. 물과 얼음, 장기 체류, 자원 활용 가능성이 집중된 이 지역을 발판 삼아 화성과 심우주 탐사로 넘어가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美, 달 거주 시대 연다… 민간기업 역할 상당

미국의 달 복귀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는 1970년대 아폴로의 재연이 아니다. 나사는 아르테미스를 통해 과학적 발견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 영감을 주고 화성 유인 임무의 토대를 쌓겠다고 밝히고 있다. 달은 목표이면서 동시에 화성으로 가기 전 시스템을 검증하는 시험장이다. 실제로 나사는 아르테미스를 “점점 더 어려운 임무의 연속”으로 설명하며, 장기적으로는 ‘달을 거쳐 화성까지’(Moon to Mars) 구상과 연결하고 있다.

최근 아르테미스II의 유인 달궤도 비행을 성공한 나사는 2027년 저궤도에서 우주선 오리온과 민간 달착륙선의 통합 운용을 시험하고(아르테미스III) 2028년 유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아르테미스의 달 착륙은 우주선이 곧바로 달에 내리는 방식이 아니다. 수송선(SLS)이 오리온을 달 궤도까지 보내면 승무원은 별도 발사된 달 착륙선(HLS)으로 갈아타고 표면으로 내려간다. 아르테미스III는 이 통합 운용을 시험하는 임무다.

미국이 아폴로처럼 우주선을 곧바로 달에 내리지 않는 이유는 임무의 성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폴로 프로젝트가 달을 밟고 돌아오는 상징적 임무였다면, 아르테미스는 남극 장기 체류와 기지 구축, 대형 화물 수송, 자원 활용까지 염두에 둔다. 오리온은 심우주 왕복, HLS는 착륙과 이륙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 장기 운용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도킹과 환승, 착륙선 검증, 연료 보급 절차가 추가돼 운용 복잡성은 더 커졌다는 평가다.

나사는 이 구조를 실현하는 데 민간기업에 역할을 상당 부분 나눴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 HLS를, 블루오리진은 후속 유인 달착륙선 블루문을 맡고 있다. 장기 체류를 위한 표면 인프라와 이동수단, 기지 구성품도 상업 생태계를 통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핵심 시스템과 표준을 쥐고 민간이 착륙·운송 기술을 맡는 구조다.

 

BBC는 11일 아르테미스의 차세대 착륙선이 기지 구성품과 가압 로버 등 막대한 장비를 실어 나르려면 엄청난 추진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구 궤도의 연료 저장소와 10차례가 넘는 탱커 비행, 초저온 산소·메탄의 저장 및 이송 같은 극도로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된다고 짚었다.

문제는 그 핵심 민간 기술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BBC는 나사 감찰 보고서를 인용해 스페이스X의 달착륙용 스타십이 원래 계획보다 최소 2년 이상 뒤처져 있고, 블루오리진의 블루문 역시 최소 8개월가량 늦어졌으며 2024년 설계 검토에서 지적된 문제의 상당수가 1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나사가 민간기업에 크게 의존하는 새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반세기 만에 달을 한 바퀴 도는 데 성공했지만, 기술의 진짜 난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창어로 길 닦고, 유인 착륙으로 넘어가는 중국

중국의 달 탐사는 미국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지난 20년 동안 필요한 기술을 한 단계씩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중국은 창어 프로그램을 통해 궤도 탐사, 연착륙, 달 뒷면 착륙, 샘플 귀환까지 단계적으로 성공시켰다. 2019년 창어 4호는 인류 최초의 달 뒷면 착륙에, 2020년 창어 5호는 달 샘플 귀환에 성공했다.

중국의 우주기술 수준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은 2024년 창어 6호였다. 중국은 먼저 중계위성 ‘췌차오 2호’를 띄워 지구와 달 뒷면 사이 통신망을 확보한 뒤, 창어 6호를 달 뒷면의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시켰다. 달 뒷면은 지구와 직접 통신할 수 없어 중계위성이 필수적인데, 중국은 이를 해결해 드릴과 로봇팔로 시료를 채취해 달 궤도 도킹을 거쳐 지구로 가져왔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의 앞뒷면 샘플을 모두 채취한 국가가 됐다.

중국의 다음 목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달 남극에 맞춰져 있다. 중국국가우주국(CNSA)에 따르면 올해 발사 예정인 창어 7호는 달 남극의 지형과 환경, 물얼음, 휘발성 물질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어 2028년쯤 창어 8호를 통해 달 자원 활용 실험을 수행하고, 국제달연구기지(ILRS)의 기본 토대를 놓는다는 계획이다.

유인 착륙은 창어와는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중국유인우주국(CMSA)은 2030년 이전 달에 우주인을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정 10호 로켓 2기를 이용해 멍저우 유인우주선과 란웨 달착륙선을 각각 보낸 뒤, 달 궤도에서 두 기체를 도킹시키는 방식이다. 승무원을 태운 우주선과 달착륙선을 따로 보내 우주 공간에서 결합하는 큰 틀은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와 비슷하다. 이후 승무원은 유인우주선에서 착륙선으로 이동해 달 표면으로 내려가고, 임무를 마친 뒤 다시 달 궤도에서 재도킹해 지구로 돌아온다. 중국은 로봇 탐사를 통해 축적한 통신·도킹·귀환 경험을 유인 달 착륙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미·중 동시에 노리는 달 남극… 누가 먼저 깃발 꽂나

미국과 중국이 모두 달 남극을 겨냥하는 이유는 영구음영지(태양 빛이 거의 들지 않아 수십억 년 동안 극저온 상태가 유지된 지역)에 얼음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물은 장차 식수와 산소는 물론, 수소와 산소를 분리해 로켓 연료를 만드는 데까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극 일대 일부 고지는 비교적 긴 일조시간을 기대할 수 있어 태양광 발전에도 유리하다.

최근 로봇 달 탐사 성과만 놓고 보면 중국이 더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중국의 정부 주도 달 탐사 프로그램은 달 연착륙, 뒷면 착륙, 뒷면 샘플 귀환 등 ‘최초’의 기록을 쌓아 왔다”면서 “이를 토대로 한 2030년 유인 달 착륙 계획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달 탐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미·중은 서로를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사실상 공개 경쟁으로 규정한다. 제러드 아이작먼 나사 국장은 지난해 12월 중국을 미국의 “위대한 경쟁자”로 지목하며 “미국은 그 경쟁자보다 먼저 달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년 2월에는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이고 지연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노골적으로 ‘미·중 달 경쟁’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미국에 대한 은근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우웨이런 중국 달 탐사 프로그램 총설계자는 지난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러시아 주도의 ILRS 참여국이 미국 주도의 아르테미스 협정보다 적은 이유에 대해 “미국이 중국의 대외 우주 협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달에서 화성, 심우주까지 이어질 미·중 우주 전쟁의 승부는 발사체·우주선·착륙선 등 핵심 하드웨어 검증과 달 남극 거점 구축, 자원 활용까지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완성하느냐에 달렸다. 성패는 착륙 이후를 지속할 종합 역량에서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