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과일’이라 불리며 선물용으로 주로 찾던 샤인머스캣이 일상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과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농협이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화와 생산·유통 전반에 걸친 품질 관리 강화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대중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갖춰지자 샤인머스캣을 중심으로 한 K포도 수출은 지난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농협은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품질 컨설팅을 진행해 샤인머스캣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해외인증 취득지원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농협에 따르면, 샤인머스캣이 제철인 10월 말 기준 소매가격은 2021년 3만1645원에서 지난해 1만979원으로 4년 만에 65.3% 하락했다. 샤인머스캣 가격이 떨어진 것은 공급 과잉과 품질이 낮은 상품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소비자 인식이 악화한 영향이다. 2014년 국내에 처음으로 유통된 샤인머스캣은 일반 포도보다 당도가 높고 씨가 없어 ‘망고포도’라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당시 품귀현상까지 발생하면서 구하기 힘든 귀족과일로 여겨졌다.
고가임에도 샤인머스캣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2022년 국내 재배비율이 41.4%까지 오르며 공급이 늘었고, 이 과정에서 당도·식감 등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미성숙과가 시장에 유통돼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의 65.2%는 품질이 낮은 샤인머스캣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품질 만족도 역시 2018년 80.0%에서 지난해 53.1%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농협은 샤인머스캣 생산·유통 전반에서 품질을 개선하고 수급 조절로 가격을 안정화해 소비자가 부담 없이 매일 찾을 수 있는 과일로 안착시키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서상주농협은 출하관리와 재배관리 교육을 통해 숙기와 적기 방제를 유도하고, 영양제·약제 지원 등 현장 컨설팅을 병행해 고품질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또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샤인머스캣 과실수급안정(계약출하) 시범사업을 실시해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안정을 유도하고, 출하시기를 조절함으로써 과잉공급과 가격급락을 방지할 계획이다. 올해는 김천, 상주 등에서 15개 산지농협이 참여해 3000t 규모의 계약출하를 추진할 예정이다.
유통 단계에서는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새김천농협은 AI 선별기의 광센서로 당도와 내부 상태를 정밀 측정해 고당도 상품을 선별하고, 저온저장 시설을 운영해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며 장기 보관한다. 농협 관계자는 “샤인머스캣은 품질과 상품성을 높이면서 수급조절을 통한 합리적인 가격을 유도해 ‘갓성비’(가격 대비 품질·성능이 훨씬 뛰어난 상품) 과일이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산 샤인머스캣이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추자 수출 확대로 이어졌다. 농협의 포도 수출량은 지난해 4109t으로 전년과 비교해 2.2배 급증했다. 수출액 역시 지난해 3452만달러로 전년대비 69.0% 증가했다. 신선포도 수출의 90%가량은 샤인머스캣이다. 일본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고, 중국산보다 농약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출량이 크게 늘었다고 농협은 분석했다. 농협은 국내 전체 포도 수출의 40.3%를 담당하고 있다.
농협은 농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연 2500억원 규모의 무이자 자금과 수출손실보전제도를 운영해 지역농협의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현장서포터사업’으로 지역농협의 애로사항 해결을 돕고 수출용 포장재 개선 컨설팅과 해외 인증 취득지원, 현지 판촉행사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포도는 딸기와 배에 이어 농협의 농산물 수출 3대 품목에 들어섰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품질관리와 해외시장 개척지원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K포도의 프리미엄 가치를 지켜나가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