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매천리 110년 세월의 배나무가 꽃잎을 틔워 올렸다.
군은 과일나라테마공원이 봄기운 완연해지며 과일 꽃이 만개한 가운데 ‘백년배’ 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영동은 ‘과일의 고장’으로 이 공원에는 자두와 사과, 복숭아 등 과일 꽃이 연이어 꽃망울을 터뜨린다.
영동 백년배의 역사는 110여 년 전인 191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동읍 매천리 일대에 식재된 이 나무들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현재 과일나라테마공원에는 약 20그루의 백년배 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 나무들은 척박한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영동의 기후에 적응하며 대를 이어온 ‘한국 과수 농업의 산증인’인 셈이다. 수고 3~3.5m, 둘레 150cm에 달하는 거목들은 뒤틀린 가지마다 세월의 풍파가 새겨졌다. 그러면서도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눈부신 백색의 꽃을 피워내며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8만 7천여㎡ 규모로 조성된 과일나라테마공원은 복합 휴식 공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백년배 주변으로 사진 명소와 편의시설을 확충해 100년의 숨결을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산책로를 비롯해 레인보우 식물원, 아열대 바나나 정원, 체험형 놀이터 등이 방문객을 맞는다. 여기에 유실수들이 꽃잔지를 벌이며 체험과 휴식을 제공한다.
군은 백년배 보존에 각별한 공을 들인다. 전문 인력 투입으로 체계적인 전정 작업과 병해충 방제 등으로 노령 목의 기력을 보전한다. 이런 정성 덕에 백년배는 가을이면 당도 높은 큼직한 황금배를 선사하며 영동 배의 우수성을 뽐내기도 한다.
군 관계자는 “백년배 나무는 영동 농민들의 땀과 눈물이 어린 소중한 자산”이라며 “봄에는 꽃으로 희망을 전하고 가을에는 황금빛 결실로 풍요를 나누는 영동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