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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교통사고 사망자 2549명…고령화·위험운전 겹친 ‘복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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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사망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2549명으로 집계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고령화’, ‘위험 운전’, ‘시간·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 가장 큰 원인은 고령 운전자 증가

 

사망자 증가는 고령운전자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8.3% 증가한 4만5873건, 사망자는 10.8% 증가한 843명으로 집계됐다.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도 1만1498건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고령인구가 전년 대비 5.8% 증가해 1051만명에 달하고,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도 8.9% 늘어난 563만명을 기록했다.

 

분야별로 보면 보행자 사망자는 926명으로 전년(920명) 대비 0.7% 증가했다. 비고령자 사망사고는 저녁·야간에 집중된 반면, 고령자는 오후·저녁과 오전 시간대 비중이 높았다.

 

이륜차 사망자는 388명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연령대는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으나 70대 이상이 113명(29.2%)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음주운전 사망자는 121명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5년 전인 2021년(206명)과 비교하면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음주측정 방해행위 처벌 강화와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 홍보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화물차 사망자도 585명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며, 고속도로 사망자는 185명으로 1.1% 줄었다.

 

고속도로 사망자 중 화물차 비율은 59.5%(110명)로 가장 높았고, 졸음·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 불이행 사고가 77.8%(144명)를 차지했다.

 

한국은 빠른 고령화로 인해 65세 이상 운전자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고 발생 가능성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이다. 실제 고령 운전자 사고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 운전자는 반응 속도 저하, 시야 감소 등 신체적 한계로 인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적이다.

 

◆ 과속 등 위험 운전 여전

 

과속 등 고위험 운전 습관도 사망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특정 시기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이 과속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사고의 ‘치명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 심야·계절 등 환경 요인도 영향

 

한편 사망사고는 특정 시간대와 계절에 집중되는 경향도 뚜렷하다.

 

심야 시간대에는 시야 확보가 어렵고 피로 운전이 겹치며 사고 위험이 커지고, 겨울철에는 눈·빙판 등 도로 환경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도로 보수 작업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작업 구간 사고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사고 건수 감소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고령 운전자 관리, 위험 운전 단속 강화, 도로 환경 개선 등 ‘사망자 감소 중심’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서영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경무관)은 “고령 인구와 운전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어 고령자 중심의 교통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역별 노인 동아리에 교통안전반장을 두고 교육·홍보와 안전용품 배포를 실시하는 한편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을 통해 고령자 교통사고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