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넘어/세라 알람 말릭/고현석 옮김/흐름출판/2만3000원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2호가 반세기 만에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재개함에 따라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인류의 관심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는 교양서 ‘코스모스를 넘어’가 국내에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우주의 경이로움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낸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 타계 30주년을 맞아 번역 소개된 작품으로, 우주 물리학자이자 암흑물질 연구자인 세라 알람 말릭이 집필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한 우주 과학 지식을 넘어, 인간이 왜 우주를 궁금해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별과 은하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주를 바라보는 인간의 인식과 사유의 틀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책은 먼저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며 빅뱅 이론을 다룬다. 약 138억년 전, 극도로 작은 점에서 시작된 우주가 지금까지 팽창하고 있다는 현대 우주론의 핵심을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비유로 쉽게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가 전부가 아닐 수 있음을 강조하며,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라는 미지의 영역을 소개한다. 우리가 보는 우주는 거대한 ‘보이지 않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는 비유는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책은 외계 행성 탐사의 성과를 언급하며, 현재까지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이 발견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우리 은하에만도 수십억 개의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지상망원경과 우주망원경이 수집한 자료를 종합하면, 현재 확인된 외계행성의 수는 5000개를 넘어섰고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숫자를 바탕으로 외삽(外口· extrapolation)하면 우의 은하에만도 수십억 개의 외계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은 저 광막한 공간에 서로 놀라울 만큼 다른 세계들을 빚어놓았고, 우리가 한때 터무니없는 상상이라 여겼던 행성들마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219쪽)
저자는 이는 인류가 우주에서 결코 고립된 존재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하며, 언젠가 외계 생명체가 발견될 경우 인간의 자기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내다본다.
흥미로운 부분은 다중우주 이론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이를 ‘여러 개의 서버가 존재하는 게임’에 비유하며, 우리가 속한 우주는 그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각 우주가 서로 다른 물리 법칙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독자에게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준다.
이 책이 돋보이는 지점은 “우주가 무엇인가”를 넘어 “우리를 통해 우주가 어떻게 이해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데 있다. 인간은 망원경과 수학, 실험을 통해 우주를 탐구하지만, 그 모든 결과는 결국 인간의 감각과 인지 체계를 통해 해석된 산물이다. 색채가 빛의 파장을 뇌가 해석한 결과이듯, 우주 역시 인간적 해석의 틀을 벗어나 완전히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시간에 대한 통찰 역시 인상적이다. 우주에서는 중력과 속도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를 수 있으며, 특히 블랙홀 주변에서는 시간이 극단적으로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은 인간의 체감 시간과 맞물리며, 시간 역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경험이라는 점을 환기한다.
결국 ‘코스모스를 넘어’는 단순한 과학서를 넘어선 인문학적 성찰을 담아낸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알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차분히 생각하게 한다. 우주를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저 별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순간, 인간은 이미 우주와 연결되어 있으며, 바로 그 질문이 과학과 문명의 출발점이었음을 책은 일깨운다.
별들의 장엄한 탄생과 소멸, 새로운 발견을 거듭하며 사고의 확장을 이어온 인류의 역사, 우주가 맞이할 먼 미래의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과학교양서라 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