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시절 검찰의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기소를 둘러싼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시작된 국정조사가 실체 규명은커녕 여야의 정쟁만 되풀이하는 ‘맹탕 국조’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한 조사’라는 국정조사 본래의 취지는 옅어지고, 여야가 각자 정치적 주장만 쏟아내는 공방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조작기소 특위) 청문회에서는 ‘쌍방울 대북자금 대납 의혹’과 관련해 쌍방울 측이 2019년 필리핀에서 북한 대남 공작원 리호남과 만났고, 돈을 줬다는 진술이 나왔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특위 위원장과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간 대화에서 나온 내용이다. 서 위원장이 “(2019년 7월) ‘리호남’에게 돈을 왜 줬느냐”고 묻자 방 전 부회장은 “방북 대가로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방 전 부회장은 리호남을 만나기도 했다고 했다. 방 전 부회장의 언급은 검찰 수사내용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국조특위에 출석해 리호남은 당시 필리핀에 없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됐다. 민주당은 그간 이 원장의 발언 등을 근거로 검찰의 수사가 조작이었다고 주장해왔다.
방 전 부회장의 발언 이후 서 위원장은 “진실이지요? 위증이면 위증의 처벌을 받는 것이지요?”라고 재차 확인했지만, 방 전 부회장은 진술을 바꾸지 않았다. 민주당은 방 전 부회장을 위증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는데,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이것 하나(방 전 부회장 진술)만으로도 이 조작 기소 청문회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작기소 특위’는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해당 특위 필요성을 부인하는 국민의힘은 국조특위 구성을 위한 본회의 의결부터 불참했고, 특위는 시작부터 여야 의원 간 충돌 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지난 7일에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의 증인 선서 거부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벌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정조사 시작 1시간 만에 중도 퇴장해 박 검사가 참석하는 단독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 9일 수원지방검찰청에서 벌어진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의혹’ 현장조사에서는 민주당 이건태 의원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비서가 검찰청 앞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 생수병에 담아 다시 들어온 과정을 재연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의 노력이 가상하다”며 “소주를 구매했다는 시간으로부터 23분 동안 검찰청으로 가져와 피고인의 변호인인 설주완 변호사가 도착하는 7시경까지 먹고 냄새가 나지 않게 환기까지 시켜야 하는데 시간상 가능하냐. 너무 소설”이라고 따지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