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일주일간 휴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휴전이 성사될 경우 다음 주 휴전 만료 시한을 앞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촉진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간 휴전이 이르면 이번 주 내 발효될 수 있다고 레바논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휴전 성사를 위한 협상은 미국 주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간 진행된 회담 이후 이스라엘이 단기 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휴전이 발표될 경우 그 지속 기간은 미국, 이란 간 휴전 유지 여부와 연동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NYT에 “휴전이 이르면 16일 시작돼 약 일주일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 측에서도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 정치위원회 마무드 쿠오마티 부대표는 알자디드TV 방송에서 휴전 동의 사실을 밝히면서도 “2024년 휴전합의로 돌아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스라엘 측은 당시 의무 조항을 모두 회피, 위반했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직접 협상’에 합의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16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약간 숨통이 트일 공간을 마련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던 이스라엘이 레바논 정부·헤즈볼라와 휴전 협상에 나서는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격 중단을 협상 조건의 하나로 내걸고 있다.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등을 둘러싸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의 양보를 얻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휴전 협조가 필수적이다.
휴전이 성사될 경우 이는 단순한 국지적 충돌 완화를 넘어 미국·이란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연쇄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은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남부 핵심 거점인 빈트 즈베일을 장악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요충지인 빈트 즈베일을 곧 함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관 회의 후 영상 메시지에서 “레바논 남부 보안 구역을 계속 강화할 것을 군에 지시했다”면서 “‘헤즈볼라 수도’ 격인 빈트 즈베일을 사실상 완전히 제거하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의 보안 구역을 동쪽 헤르몬산 비탈까지 넓히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국경을 넘어 병력을 주둔시키면서 8~10㎞ 폭의 영토 확보를 시도해왔다. 자국 방어를 위한 ‘안보지대’라는 주장이지만, 사실상 레바논 남부에서 시리아 접경지까지 통제권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영토에서 계속 주둔할 전망이다. 레바논 당국자는 FT에 “이번 휴전이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을 포함하지만, 이스라엘군 철수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충돌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사살한 데 대한 보복으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가하면서 촉발됐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3월2일 교전 발발 이후 최소 2167명이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