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대장동·대북송금 수사 당시 외압이 없었고, 정당한 수사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국회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가 “재판에 관여하려는 목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야는 대북송금 사건에서 북한 대남공작원 리호남에게 돈을 건넸다는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의 증언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16일 국회에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연 대장동·김용·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총장은 ‘대장동 수사나 대북송금 수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타깃으로 한 기획 조작 수사였냐’는 질의에 “총장 취임 이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단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문자·메신저를 한 적이 없다”며 “문재인정부에서 시작돼 저희한테 넘어온 잔여 사건이지, 새로 수사를 시작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총장은 “저희(검찰)에 대해 무슨 말만 하면 ‘내란세력’이라고 한다”며 “저희도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도 항변했다. 그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해선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대장동 일당은 형량도 올라가지 않고 범죄수익도 박탈되지 않는다”며 “이만큼 대장동 일당에게 이익을 주는 게 어디 있나”라고 비판했다.
대장동 사건에 관여한 검사 9명 감찰을 두고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항소 포기 당시 논란이 일자 ‘대장동 수사·재판은 성공한 수사·재판’이라고 했다”며 “몇 달 뒤엔 (더불어)민주당의 감찰 의뢰를 받아 대장동 수사 검사 9명에 대한 감찰을 지시할 만큼 실패한 수사와 재판으로 뒤집혔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장은 국정조사를 겨냥해선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여당 의원들이) 김용 부원장에 대해 대법원에 무죄 판결을 선고하라는 걸 봤다. 그걸 보면 명확하게 재판에 관여할 목적이란 걸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방 전 부회장의 14일 증언을 놓고 날을 세웠다. 방 전 부회장은 앞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 2019년 7월 북측 리호남과 필리핀에서 만나 돈을 건넸다고 증언했는데, 국조특위의 청문회에서도 같은 진술을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를 근거로 “국정조사를 계속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예산 낭비고 민주당이 ‘더불어범죄당’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서영교 특위 위원장(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국가정보원 기관장 보고로 리호남은 (필리핀이 아닌) 제3국에 있었던 게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대장동 사건 관련자 김만배·이주용·정영학·정민용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에 합의하고, 의결했다. 이 중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씨를 수사한 이주용 검사는 최근 극단적 시도를 해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13일 특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지난달 신장 절제 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 중이라는 이유를 댔다. 그는 남씨가 주장한 ‘2박3일 지하 구치감 대기’나 ‘진술 압박’ 의혹에 대해 주변에 ‘내가 죽어야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는 이날 대장동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였던 정일권 부장검사로부터 “우리 목표는 하나다. 내려가서 잘 생각해 보라”는 말을 들었다며 “재수사는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한 것이란 건 누구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부장검사는 “목표가 누구다, 목표가 누구라고 한 적 없다”며 “실체적 진실 그리고 사실대로만 말해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검 권창영)은 과거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한 이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 권영빈 특검보 대신 김치헌 특검보로 담당 특검보를 변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