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병대가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몬테수마(Montezuma) 궁정에서 트리폴리(Tripoli) 해안까지, 우리는 조국의 전투에서 싸운다.” 몬테수마 궁정은 1847년 미·멕시코전쟁 중 미국 해병대가 점령한 멕시코시티의 방어 요새를 과거 아스텍 왕조의 궁터라고 여겨 아스텍 황제 이름에서 따온 표현이다. 트리폴리 해안은 북아프리카 해적이 미국 상선을 괴롭히자 1805년 미국 해병대가 포함된 원정 부대가 이집트에서 사막을 횡단해 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 도시(데르나)를 점령한 역사를 의미한다. 미국의 힘이 신대륙(멕시코만)에서 구대륙(북아프리카)까지 뻗어있음을 뜻한다. 데르나 작전은 미국 해병대의 사상 첫 해외 원정이기도 하다.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7)은 미국의 공세적 힘을 상징한다. 강습상륙함은 탑재 항공기나 상륙정을 통해 적 영토에 해병대 병력을 투입하는 것이 주임무다. 배수량이 독도함의 2.5배나 되는 트리폴리함 같은 미국의 강습상륙함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B도 실려 있다. 유사시 전 세계에 어디든 가장 먼저 투사되는 전력이다. 외국을 압박하는 외교적 수단이자, 실제 충돌 시 가공할 무력이 된다.
트리폴리함은 중동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제31해병원정대(MEU) 2200명을 태우고 일본 오키나와를 출발해 중동 해역에 배치됐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역 봉쇄에 미국이 역봉쇄에 나서면서 미국 중부사령부가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와 함께 트리폴리함에서 F-35B가 출격 준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여차하면 상륙 작전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해 각국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행되면서 이번 주말 중대 분수령을 맞을 수 있다. 미국은 기존 2개의 항모전단에 1개 항모전단을 추가하고, 각종 구축함, 상륙수송함, 상륙함을 속속 중동 해역에 모으고 있다. 미국 해군 전력의 41%가 집결한다고 한다. 해병대를 앞세워 이란의 핵심 석유수출 기지인 하르그섬 등에서 국지 작전이라도 전개되면 전쟁 양상은 또 돌변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박이 지상전 확전으론 이어지지 않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