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일주일간 휴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휴전이 성사될 경우 다음 주 휴전 만료 시한을 앞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촉진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예정됐던 양국간 정상 접촉이 무산되며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간 휴전이 이르면 이번 주 내 발효될 수 있다고 레바논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휴전 성사를 위한 협상은 미국 주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NYT)에 휴전이 시작되면 약 일주일간 지속될 수 있으며, 미국·이란 간 휴전 유지 여부와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헤즈볼라 측에서도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 정치위원회 마무드 쿠오마티 부대표는 알자디드TV 방송에서 휴전 동의 사실을 밝히면서도 “2024년 휴전합의로 돌아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스라엘 측은 당시 의무 조항을 모두 회피, 위반했다”고 날을 세웠다.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던 이스라엘이 레바논 정부·헤즈볼라와 휴전 협상에 나서는 것은 미국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격 중단을 협상 조건의 하나로 내걸고 있다.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등을 둘러싸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의 양보를 얻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휴전 협조가 필수적이다. 휴전이 성사될 경우 이는 단순한 국지적 충돌 완화를 넘어 미국·이란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연쇄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직접 협상’에 앞서 예정됐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상간 전화를 통한 접촉이 무산돼 휴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접촉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약간 숨통이 트일 공간을 마련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해당 통화는 양국 정상 외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참여하는 3자 접촉 형식이 될 예정이었지만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16일 성명을 통해 루비오 장관과 통화 사실만 언급하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접촉 사실은 언급하지 않으며 접촉이 무산됐다는 추측이 확산됐다.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레바논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아운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주미 대사관을 통해 미국에 알렸다고 전했다. 또 아운대통령이 가까운 미래에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할 의향이 없다는 뜻도 밝혔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알아라비TV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아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네타냐후 총리와 대화하도록 설득했으나 끝내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앞서 아운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에 앞서 휴전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휴전 논의 중에도 이어진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지속적 공습이 회담 무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6일 레바논 국영 통신(NNA)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도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와 카스미예 지역을 골습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동부도 공습해 베이루트 동부 산악 지대인 다르 알바이다르 도로에서 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당장 휴전하는 대신 레바논 남부 핵심 거점인 빈트 즈베일을 장악한 이후에야 레바논과 휴전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요충지인 빈트 즈베일을 곧 함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