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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1시간 해도 그대로…아랫배 만든 건 ‘앉아있는 8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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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대부분 차지하는 좌식 시간, 복부 깊은 근육 ‘복횡근’ 활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헬스장 1시간보다 더 긴 의자 위 시간, 자세 하나가 체형을 바꾸는 변수로 작용한다
구부정한 앉은 습관이 만든 아랫배, 작은 긴장이 몸의 기준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오후 3시, 서울 용산의 한 사무실. 모니터 앞으로 몸이 쏠린 채 앉아 있던 직장인 A씨(42)는 결국 바지 단추를 슬그머니 풀었다.

 

아랫배는 운동 시간이 아닌,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는 ‘앉아 있는 시간’에서 먼저 결정된다. 게티이미지
아랫배는 운동 시간이 아닌,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는 ‘앉아 있는 시간’에서 먼저 결정된다. 게티이미지

전날 헬스장에서 1시간 넘게 운동했고, 점심도 절반으로 줄였다. 그런데도 아랫배는 그대로였다. 운동보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결과를 바꾸고 있었다.

 

17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하루 좌식 시간은 8시간 안팎으로 나타난다.

 

헬스장에서 보낸 1시간보다, 나머지 8시간의 생활 방식이 체형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업무와 휴식 대부분이 화면 앞에서 이뤄지면서 좌식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운동 부족’이 아닌,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간의 방향이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코어 근육의 긴장은 풀리고, 몸은 그 상태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운동을 해도 아랫배만 남는 체형이 만들어질 수 있다.

 

◆풀린 복부가 만든 ‘아랫배 체형’

 

의자 끝에 엉덩이를 걸치거나 허리에 힘을 뺀 채 구부정하게 앉는 자세는 골반을 앞으로 밀어낸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복부 깊숙한 곳에서 중심을 잡는 복횡근의 활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복횡근은 복압을 유지해 배를 안쪽으로 잡아주는 ‘코어 벨트’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단순한 활동량 감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복부 긴장이 풀린 상태가 하루 대부분 이어지면서, 그 자세가 습관처럼 굳어진다. 가만히 있어도 배가 나온 상태가 ‘기본값’이 되는 몸으로 바뀐다.

 

질병관리청 조사 기준 국내 성인 남성의 복부비만 비율은 30% 안팎 수준으로 보고된다. 10년 전과 비교해 증가한 흐름으로, 좌식 생활과 체형 변화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앉아서 바로 바꾸는 ‘배 잡는 호흡’

 

해결의 출발점은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다. 지금 앉아 있는 의자 위에서 복부를 다시 깨우는 것이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배꼽을 등 쪽으로 1cm 끌어당긴다는 느낌으로 긴장을 유지하라”며 “이 작은 습관이 복부 중심을 다시 잡는 출발점이 된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드로인(Draw-in)’ 호흡이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인 상태에서 복부를 당긴 뒤, 숨을 참지 않고 자연스럽게 호흡을 이어간다.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긴장을 유지한 채 30초에서 1분 정도 반복하는 방식이다. 겉으로는 거의 티가 나지 않지만, 이 작은 긴장이 복부 근육을 다시 깨우기 시작한다.

 

체중을 바로 줄이는 방법이라기보다는, 풀려 있던 복부 긴장을 되돌리는 ‘기초 공사’에 가깝다. 체지방 감소를 위해서는 식단 관리와 유산소·근력 운동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다리 꼬는 습관, 체형부터 무너뜨린다

 

같은 시간을 앉아 있어도 결과는 달라진다. 잘못된 좌식 습관은 뱃살을 넘어 척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부 힘이 빠진 상태가 지속되면, 허리가 대신 버티는 구조가 된다. 반대로 다리를 꼬는 자세는 골반을 비틀어 몸의 정렬을 무너뜨린다.

 

의자 위에서 유지하는 작은 복부 긴장이 체형 변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게티이미지
의자 위에서 유지하는 작은 복부 긴장이 체형 변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게티이미지

건강보험 진료 통계에서도 척추·관절 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장시간 좌식 생활이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양발을 바닥에 나란히 두고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도록 의자 높이를 맞추는 것. 이 단순한 습관 하나가 몸의 안정성을 크게 바꾼다.

 

헬스장 1시간이 아닌 의자 위에서 흘려보내는 8시간이 내일의 체형을 만든다. 지금 이 순간, 배꼽을 등 쪽으로 1cm만 당겨보자. 오늘 앉아 있는 방식이 내일의 몸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