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국이 미국이 주도권을 쥔 거대언어모델(LLM) 방식보다는 자체 데이터에 기반한 소형언어모델(SLM)을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또 국제기구 차원의 인공지능(AI) 허브를 한국에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16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세계은행(WB)이 한국에 AI 허브를 만들었으며 유엔 6개 산하기구를 비롯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미주개발은행(IDB)도 AI 허브를 한국에 두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개발은행(EBRD)에도 이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한국이 유엔의 ‘AI 본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 산업도 “AI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연산·추론을 위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파워(전력) 반도체, 센서 반도체 쪽으로 집중해야 한다”며 “중동전쟁만 끝나면 한국 경제의 AI 대전환, 에너지 대전환이 급속도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부총리는 AI 산업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쥔 거대언어모델(LLM)은 대규모 부지와 전력이 필요해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그보다는 자체 데이터에 기반한 소형언어모델(SLM)을 개발해 선박·자동차·가전 등과 접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면서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한국 선박에 SLM을 접목하는 게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선박에 어느 곳으로 가야 위험하지 않은지 판별해주는 항행에 특화한 SLM을 개발해 탑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LM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야하고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LLM과 달리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특정 기능에 맞춰 설계돼 빠르고 가볍게 작동하는 특징이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미한 구 부총리는 “이번 G20 회의의 양대 의제인 성장(growth)과 불균형(imbalance)을 둘 다 해결할 수 있는 게 AI”라며 경제활동의 효율을 높이고 경상수지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AI 활용의 대중화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이 주도적으로 하고 정부는 연구개발(R&D), 규제 완화, 금융지원을 한다”며 150조원 규모로 조성된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한·미가 협의 중인 3500억 달러(약 518조원)의 대미투자 진행 상황에 대해 구 부총리는 “팩트시트를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명확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한·미 간 특별한 이견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