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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산속서 뭘 먹었나’… 늑구 위장에서 2.6㎝ 낚싯바늘 긴급 제거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지 9일 만에 생포된 늑대 ‘늑구’ 몸에서 낚싯바늘이 발견돼 긴급 수술에 들어갔다. 

 

17일 대전시에 따르면 포획한 늑구의 건강 확인을 위해 대전 오월드에 있는 동물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 중 위장에서 2.6㎝ 길이의 낚싯바늘 1개가 발견됐다. 

 

17일 생포돼 오월드로 귀환한 늑구가 위장에서 낚싯바늘을 제거한 후 회복한 모습. 대전시 제공
17일 생포돼 오월드로 귀환한 늑구가 위장에서 낚싯바늘을 제거한 후 회복한 모습. 대전시 제공

오월드 측은 낚싯바늘 위치가 굉장히 깊고 안쪽에 박혀있어 유성지역 2차 동물병원으로 이동해 내시경으로 낚싯바늘을 끄집어냈다.   

 

당국은 늑구 위에서는 나뭇잎과 생선가시 등도 함께 발견돼 물과 물고기 등을 먹으며 버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 진료 결과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며 혈액검사에서는 특이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늑구 몸무게를 40㎏ 정도 예상했는데 좀 더 야윈 상태이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늑구는 이날 오전 0시44분쯤 대전 중구 안영 IC 인근에서 발견됐다. 앞서 전날 오후 5시30분쯤 “대전 둘레산길 12구간인 침산동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동물이 발견됐다”는 시민 제보가 들어왔다. 이어 오후 6시18분쯤엔 “만성산 정상 정자에서 늑구를 봤다”는 신고가 잇달아 접수됐다.  

 

대전시는 드론을 띄워 일대 수색 작업에 들어간 동시에 소방과 경찰 등 인력을 투입해 산 외곽 도로를 중심으로 포위망을 구축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45분 드론에 늑구 위치가 확인된 데 이어 이날 0시 17분쯤 안영IC 산내 방향 입구 오른쪽에서 늑구 위치를 잡아냈다. 

 

마취 수의사 6명, 진료 수의사 4명, 사육사 5명 등을 현장 배치해 포획 준비에 들어간 뒤 0시39분 20m 거리에서 마취총을 1발을 쐈고 0시44분 포획에 성공했다.  

 

최진호 야생생물관리협회 전무이사는 “마취총을 쏠 때 20m 거리였는데 늑구 움직임이 매우 빨랐다”면서 “허벅지를 쏘려고 했으나 총알이 튀어나갈 수 있어 목 부분을 겨냥했는데 다행히 허벅지에 맞았다”고 말했다. 늑구는 마취총을 맞고도 6-7분 가량 비틀거리며 400∼500m를 이동했다. 이후 인근 수로로 떨어지며 포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생포돼 오월드로 귀환한 늑구가 위장에서 낚싯바늘을 제거한 후 회복한 모습. 대전시 제공
17일 생포돼 오월드로 귀환한 늑구가 위장에서 낚싯바늘을 제거한 후 회복한 모습. 대전시 제공

늑구는 수술 후 회복한 뒤 현재 오월드로 복귀했다. 

 

이관종 대전오월드 원장은 “앞으로 늑구는 동물원 내 별도의 장소에서 건강이 회복되고 안정될 때까지 보호할 예정”이라며 “이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전반적인 시설 운영 점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이날 오월드에서 브리핑을 열어 “늑대 탈출로 큰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사장은 “동물 보호와 종 보존을 사명으로 하는 동물원에서 혼란을 일으켜 사과드린다”며 “점검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조치를 취하는 한편 개별 동물사 탈출 방지 대책과 원내 탈출 방지 대책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사육장 내 방책도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기존에 설치된 오월드 인근 방책은 2m로 동물 탈출을 막기보다는 민간인들의 접근을 막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며 “동물 특성을 분석해 높이를 높게 바꾸며 오월드 내부 옹벽 위에 방책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사의 개별적인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그래도 불가피할 경우 2~3차 방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시와 오월드는 감사를 거쳐 결과에 따라 책임자를 처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