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바라진 않지만, 쉽게 종전이 되지 않을 거라고 보고 투자했는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박모(33)씨는 최근 증시 흐름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이후 국내 증시가 활기를 띠고, 인버스 ETF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박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박씨는 “전쟁 발발 이후 종전 기대감이 커졌다가 실망으로 바뀌며 주가가 하락하는 변동성 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일단은 투자금을 회수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대로 전쟁이 끝날 가능성도 있어 마음이 계속 복잡하다”고 말했다.
중동전쟁 종전 기대감이 커지며 박씨와 같은 인버스 ETF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국내 증시가 다시 활황기를 맞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인버스 개미’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가장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ETF는 KIWOOM 200선물인버스2X로, -13.45%를 기록했다. 이어 PLUS 200선물인버스2X(-12.11%), TIGER 200선물인버스2X(-12.07%), KODEX 200선물인버스2X(-11.87%), RISE 200선물인버스2X(-11.66%) 등 지수 하락 시 2배의 수익을 얻는 ‘곱버스’ 상품들의 수익률이 바닥을 쳤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는 1041억원이 몰리며 전체 ETF 중 7번째로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상황이 다시 악화해 지수가 곧 꺾일 것이란 전망과 함께 최근 막대한 손실에 ‘물타기’를 하며 버티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버스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증권가에선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전쟁 이전 수준을 넘어 ‘칠천피’(코스피 7000) 돌파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4월 이후 외국인은 실적과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코스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것”며 “현재 12개월 선행 코스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4배로 전 세계 증시 평균(PBR 3.1배), 아시아 신흥국 평균 (PBR 2.0배) 대비 큰 폭으로 할인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KB증권의 코스피 목표 지수인 7500포인트는 가시권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인버스 투자자들의 수익률 하락 폭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인버스 투자보단 상승장에 대비할 때라고 조언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단순히 지수가 많이 올랐다고 보고 하락 베팅을 하는데, 상승의 이유를 생각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전략”이라며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이익 성장이 나오는 사이클이기 때문에 인버스보단 업종의 대표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옳은 판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