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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수술 한번에 140만원” 따질 길도 없다… 반려동물 병원비 2배 ‘껑충’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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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료 최대 61배·영상검사 32.5배 차이…병원마다 제각각
과잉진료 의심돼도 보호자는 수의사 말에 의존할 수밖에
펫 보험에 관심 몰려… 2025년 말 가입 25만 건, 1년 새 55%↑

50대 주부 김민아 씨는 최근 15살짜리 반려견 수술비 영수증을 받고 깜짝 놀랐다. 슬개골 탈구 수술비로 140만원나 청구된 것이다. 과잉 진료가 의심됐지만 마땅히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김 씨는 19일 “병원마다 슬개골 탈구를 진단하는 병기가 다르고, 수술 비용도 제각각”이라며 “사람이 아픈 것과 달라 수의사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려견이 심장병도 앓고 있어서 매달 병원비와 약값으로 30만원이 넘게 든다. (반려견 한 마리 키우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반려동물 평균 치료비가 급증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Chat GPT 생성

김 씨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의료비 부담을 느끼는 가구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 의료는 공적 보험 체계가 없는 전액 자비 부담구조인 탓이다. 고가의 MRI·CT 촬영이나 수술이 반복될 경우 비용은 고스란히 보호자 몫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반려동물양육 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146만3000원으로, 2023년(78만7000원)의 두 배로 증가했다.

 

진료비 상승세도 뚜렷하다. 농식품부가 전국 동물병원 3950개소를 대상으로 20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 방사선 검사비(8.3%), 상담료(6.5%) 등 9개 항목의 진료비가 전년 대비 인상됐다.

 

2025년 반려동물양육 가구의 평균 치료비는 146만3000원으로, 2023년(78만7000원)의 두 배로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병원비도 천차만별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전국 동물병원 3950곳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초진료는 지역별로 1000원에서 6만1000원까지 최대 61배 차이를 보였다. 초음파 등 영상검사 비용은 최대 32.5배 격차가 났다.

 

정부는 진료비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익형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과 진료비 정보 공개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수의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가격 통제가 의료 자율성을 침해하고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의업계 한 관계자는 “병원마다 임대료와 인건비, 보유 장비 등 비용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획일적 가격 기준은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의료 수준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 3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현황을 보면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기르는 가구 비율은 29.2%로 집계됐다. 기존 4가구 중 1가구에서 3가구 중 1가구로 늘어났다.

 

양육 동물도 다양해지고 있다. 동물별로는 개(80.5%)가 가장 많고, 고양이(14.4%) 외에도 토끼·햄스터·파충류·조류 등으로 확장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특수동물 전문병원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3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반려인들 사이에선 펫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메리츠화재와 KB·DB손해보험 등 13개 보험사의 펫보험 계약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25만1822건으로 전년 대비 55.3% 증가했다. 보험료 규모도 1287억원으로 60% 이상 늘었다.

 

보험사들은 보장 확대를 통해 가입 유인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 달 수술 당일 의료비 최대 500만원, 연간 최대 4000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도 올해 초 자기공명영상(MRI)·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비와 항암 치료 보장을 각각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