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경력을 인정해 신규 직원 채용 시 직급과 승진 기회를 달리한 인사 제도는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는 A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진정신청 기각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한 사단법인에 공채로 임용돼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이다. 해당 사단법인 인사관리규정 및 보수규정에 의하면 대학졸업자 및 동등학력 소지자는 6급 10호봉으로 초임호봉이 책정되는 반면, 군 경력 2년인 제대군인의 경우 2호봉이 가산돼 5급 12호봉으로 시작하게 했다.
A씨는 이에 2024년 10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여성근로자는 남성근로자와 같은 기간 동일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임금과 승진 상의 불이익을 받게 되고 이는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취지였다.
인권위는 ‘회사가 제대군인 여부에 따라 신규직원의 초임호봉을 달리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군 복무 경력을 임금에 반영하는 것과 입사 직급이 달라지는 문제를 구분해 판단했다. 임금 차이에 대해 “회사가 군 경력자에 대해 2호봉을 높게 책정함에 따라 더 높은 기본급을 지급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제대군인법에 따라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해당 규정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징집 또는 소집돼 군 복무를 함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가 신규직원 채용 시 대학졸업자 및 동등학력 소지자는 6급으로 채용하고 제대군인의 경우 5급으로 채용하는 것은 사실상 성별에 따른 차별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군 경력이 없는 여성은 같은 시기에 입사해 같은 업무를 수행한 제대군인 남성보다 4급으로 승진하기 위한 시간이 2년 더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제대군인법은 군 경력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승진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자가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