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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분 만에 21km 주파… 인간 세계기록 넘어선 中 마라톤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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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기록보다 약 7분 빨라
105개 팀 참가해 기술 경쟁
경로 이탈·역주행 등 한계도

“짜요, 짜요!”(加油·힘내라)

 

19일 오전 베이징 이좡의 퉁밍후 공원. 지난해 전 세계 최초로 개막해 올해 2회째를 맞은 ‘베이징 이좡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의 출발점인 이곳에서는 코스를 가득 메운 인간 마라토너들이 로봇을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중국 베이징 이좡에서 개최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 한 로봇이 출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이좡에서 개최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 한 로봇이 출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대회의 특징은 내비게이터나 별도 외부 유도 신호 없이 로봇의 자체 다중 센서 시스템에 의지해 달리는 기술의 ‘검증대’가 됐다는 점이다.

 

톈궁, 유니트리, 아너 등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사의 다양한 로봇을 훈련시킨 기업 80여곳과 연구기관·대학 연구팀 20곳, 해외 참가자를 포함한 105개 팀이 자율주행 그룹과 원격 제어 그룹으로 나뉘어 속도를 겨뤘다.

 

전체 참가팀 가운데 42개 팀이 자율주행 모델로, 63개 팀이 원격제어 모델로 출전했다. 특히 로봇을 원격 제어하는 그룹에 패널티 형식으로 주행 기록에 1.2배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규칙을 손질, 자율주행 그룹이 더 유리하게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스마트폰 제조사인 아너(honor)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뎬(闪电:Thunder)'이 50분 26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엑스(X·옛 트위터) 제공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스마트폰 제조사인 아너(honor)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뎬(闪电:Thunder)'이 50분 26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엑스(X·옛 트위터) 제공

이날 대회의 우승은 아너의 휴머노이드 ‘샨뎬’(閃電)을 훈련시켜 자율주행 그룹으로 출전한 ‘치톈다셩’(齊天大聖, 50분 26초)에 돌아갔다. 이는 100m를 약 14초대에 주파한 속도다. 인간 하프마라톤 세계기록(57분 20초)보다 빠른 것이다.

 

폭발적 힘이 강점인 ‘치톈다셩-샨뎬’은 현장에 있던 각국 취재진 사이에서도 탄성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달렸다.

 

지난해 출발점에서 상당수 로봇이 경로를 이탈하거나 넘어지는 등 달리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이날 로봇들은 안정적인 동작과 속도로 퉁밍후 공원을 출발했다.

 

원격 제어에 따른 완주 기록 ‘1.2배 시간 패널티’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이날 가장 빨리 결승선에 도달한 것은 ‘포펑샨뎬’팀이 훈련시킨 또 다른 ‘샨뎬’이었다.

19일 중국 베이징시 이좡에서 개최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아너의 ‘샨뎬’이 출발해 빠르게 뛰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중국 베이징시 이좡에서 개최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아너의 ‘샨뎬’이 출발해 빠르게 뛰고 있다. 연합뉴스

이 팀의 로봇은 48분 19초만에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패널티를 적용한 최종 기록은 57.82초로 ‘치톈다셩’ 팀에 뒤졌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우승을 차지한 로봇은 결승점인 난하이쯔공원까지 하프 마라톤 전(全)코스를 자체 시각 카메라·라이다·관성 측정 장치 등에 의지해 상황을 인지하고, 움직임을 스스로 결정해 뛰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로봇 굴기’의 새로운 한 장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날 코스에는 평지, 가파른 오르막 경사로, 좌회전(12곳)과 우회전(10곳)도로가 섞였을 뿐 아니라, 작년과 달리 생태공원을 코스에 넣어 로봇의 균형 제어와 관절 토크 반응, 안정성에 대한 테스트 성격이 부각됐다.

 

전반적인 규칙이나 안전 관리도 작년보다 한껏 강화했다. 제한 시간은 3시간50분으로 작년(3시간 30분)보다 20분 늘었지만, 안전을 위해 한 대씩 서로 5m의 안전 간격을 유지하도록 관리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출발지점에서 달리다 넘어져 관계자들이 로봇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휴머노이드 로봇이 출발지점에서 달리다 넘어져 관계자들이 로봇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시스

마라톤에 참여한 로봇들의 경우 비슷한 외형에 모자나 가발, 인형귀 머리띠를 쓰거나 망토를 두르는 식으로 개성을 표현한 모습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다만, 일부 로봇은 달리는 도중 방향 제어나 전원 장치에 문제가 생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로봇은 회전로에서 울타리를 피하지 못하고 쓰러져 고장이 났고, 일부는 역주행해 다른 로봇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거나, 갑자기 속도를 늦춰 걷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른 새벽부터 중국 현지 매체와 세계 각국 취재진 수백 명과 인플루언서 등이 현장을 찾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을 가늠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