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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포티’의 68%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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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11일 서울·인천·경기·강원·대전·충북·충남·부산·경남의 만 18세 이상 유권자 7234명(40대 12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3 지방선거에서 여당 지지를 택한 40대 비율이다. 전체 응답자의 53%는 여당, 34%는 야당을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월 25일 충북 충주시 재래시장인 자유시장을 방문, 한 지지자의 요청에 셀피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월 25일 충북 충주시 재래시장인 자유시장을 방문, 한 지지자의 요청에 셀피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40대, 이른바 ‘영포티’의 높은 민주당·이재명 지지 성향을 ‘노무현 경험’으로 설명한다. 20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부상과 서거를 겪으며 이 세대가 강고한 진보층 블럭으로 굳어졌다는 해석이다.

 

이것만으로 40대의 강고한 지지를 설명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뚜렷하게 제기된다.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는 40대가 경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문재인정부 후반기 부동산 정책 실패 국면에서 40대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했던 경험으로도 연결된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박근혜정부 이후 제대로 된 경제정책 마련에 실패한 것도 민주당의 강고한 지지세의 한 원인으로 해석된다. 이제 45일 남은 6·3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도 결국 ‘경제’임을 알 수 있게 한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 모습. 연합뉴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 모습. 연합뉴스

◆‘노무현 키즈’ 40대의 공통 기억

 

40대는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중반 출생으로, 2002년 대선 당시 20대 청년 세대였다. 이들은 노무현 후보의 ‘돌풍’을 이끌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이회창 후보를 꺾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당시 출구조사에서 20대의 노 후보 지지율은 MBC 조사로는 59.0%, KBS 조사로는 62.1%에 달했다. 이들이 시간이 흘러 지금의 40대가 됐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40대는 2002년 노무현 돌풍을 이끌며 대선 승리를 경험한 ‘노무현 키즈’”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2002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이·미선이 사건과 2004년 노무현 탄핵 반대,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 그리고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 굵직한 정치적 사건을 함께 겪었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 “40대가 586세대처럼 학생운동을 직접 경험한 세대는 아니지만, 시민사회 운동을 통해 일종의 ‘코호트’(동년배 집단)가 형성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40대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자리 잡았고, 여권 정치권의 ‘노무현 소환’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3일 검찰개혁 후속 법안(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국회 통과 이틀 만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을 호명하며 눈물을 보였다. 6·3 지방선거에 출격한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도 지난 14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여권 내부에선 이른바 ‘노무현 소환’ 정치에 대해 공개 반발이 터져 나올 정도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노 전 대통령을 칭찬하고 추모하는 것은, 그분을 한낱 ‘도구’로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월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마친 뒤 정면으로 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월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마친 뒤 정면으로 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盧’만으로는 40대 與지지 설명 못해”

 

하지만 ‘노무현’만으로 40대의 강고한 민주당 지지세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특임교수는 1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0대가 노무현의 영향이 있는 것은 맞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70%에 가까운 여당 지지성향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2022년 6월 1일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개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2022년 6월 1일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개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40대는 상황에 따라 이탈하는 모습도 보여왔다. 조귀동 민 정치컨설팅 전략실장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은 (40대가 대거 거주하는) 경기도 신도시에서 패배했다”며 “40대도 민주당에 불만이 있을 경우에는 얼마든지 이탈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17개의 자치구, 경기도에서는 22개의 자치구를 석권했다. 성남시, 용인시, 고양시, 안산시, 광주시 등 대단위 신도시 아파트가 자리한 지역에서 국민의힘 시장들이 배출됐는데 이는 아파트 주 거주자인 40대가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40대의 민주당 이탈’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도 드러난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승리했던 당시 선거에서 방송 3사가 진행했던 출구조사 결과, 오 시장은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앞섰다. 민주당의 주 지지층으로 통한 40대의 경우에도 오 시장 48.3%, 박 후보 49.3%로 두 사람 간 격차는 단 1%포인트였다.  당시 여론조사를 보면 재보선 두 달 전에 일어난 ‘LH 투기 사태’이후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토여론이 높아진 것이 오 시장 승리 원인으로 분석된다.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도 40대의 선택은 결국 경제 평가와 맞닿아 있다.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본 응답이 전체 50%였지만, 40대에서는 61%로 더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으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40대의 우호적 반응이 유례없이 높은 지지율로 연결되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마땅한 정책적 이슈를 내놓지 못하는 것도 40대가 강고한 민주당 지지를 하고 있는 이유로 지적된다. 조 실장은 “(보수진영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 ‘경제민주화’이후 마땅한 정책담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10년간 이렇러고 있는데 누가 진영을 지지하겠느냐. 특히 민주당을 지지한 계층들이 더 움직일 동인이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40대는 지금 야당이 정상적인 정당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40대는 아무래도 지적인 능력과 경제적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인데 그런 사람들의 눈에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