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의 좌초와 장기 지연으로 조합원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충남 천안에서 10년 넘게 멈춰 있던 사업장이 재가동돼 첫 삽을 뜨며 주목받고 있다.
천안시 삼룡동 ‘동문 디이스트 파크시티’ 사업부지에서는 착공식이 18일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조합원과 관계자, 토지주, 지역구 국회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해 사업 재개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이 사업은 조합장 교체가 두 차례 이뤄질 정도로 내부 갈등과 사업 지연을 겪으며 장기간 표류해 온 곳이다. 토지 확보 문제와 자금난, 조합 운영 갈등 등이 겹치며 사실상 좌초 위기에 몰렸던 사업장이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조합원이 직접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로, 토지 매입 지연과 분쟁 등으로 사업이 장기화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많다. 천안시 역시 여러 차례 주의보를 발령하며 계약 전 사업성 검토와 계약서 확인을 당부해 왔다.
삼룡동 파크시티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새로운 조합장과 조합원들이 투명한 조합운영과 정보공유를 바탕으로 단결해 극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진정성을 기반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구홍민(43) 조합장의 리더십이 사업 정상화의 구심점이 됐다
토지주는 잔금이 완납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조합을 신뢰하고 토지 사용을 승낙했고, 업무대행사와 설계사 역시 비용 부담 속에서도 사업 정상화를 위해 역할을 이어갔다. 조합 내부에서는 새로 선출된 구홍민 조합장을 중심으로 운영이 정비됐고, 장기간 누적된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며 사업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정치권의 지원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구 조합장으로부터 조합원 피해 우려 민원을 접수한 뒤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대응에 나섰다.
문 의원은 해당 사업이 전국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국토교통부, 천안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과 협의를 통해 행정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합 내부 재정비와 외부 지원이 맞물리며 사업은 11년 만에 착공 단계에 이르게 됐다.
천안 삼룡동 파크시티 지역주택조합은 착공식 이후 진행된 행사에서 모인 격려금 440만원을 인근 삼거리초등학교의 어려운 학생 지원을 위해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디이스트 파크시티는 착공식에 이어 이달말 일반분양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 235세대, 74㎡ 199세대, 84㎡ 505세대, 105㎡ 112세대 등 총 1051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전 동은 1층이 없는 캐노피 구조로 설계됐으며, 최상층은 펜트하우스로 꾸며질 예정이다.
1051세대 가운데 551세대는 조합원 물량, 500세대는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조합 측은 이달 말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단지 앞 1번국도는 6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이며, 향후 인근 개발사업과 맞물려 주거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사례는 조합 내부 정비와 공공·정치권 지원이 결합될 경우 장기 표류 중인 지역주택조합 사업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