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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가구 단지에 전세는 ‘0건’… 서울 아파트값 1년 새 15.7%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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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로 등 중저가 단지에 실수요 집결… 오피스텔마저 ‘나홀로 상승’ 비상

 

서울 부동산 시장이 ‘매물 실종’과 ‘실거래가 반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아파트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를 외면한 수요가 오피스텔과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며 서울 전역의 주거비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20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6년 2월 서울 아파트 통계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한 달 전보다 1.9%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5.7% 폭등한 수치다. 주간 지표상으로는 상승세가 둔화하는 듯 보였으나, 실제 계약 체결가를 전수 조사한 결과 현장의 열기는 훨씬 뜨거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 “전세난 못 견디겠다”... 소형·중저가 아파트로 몰린 실수요

 

이번 상승세는 전용면적 40㎡ 초과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주도했다. 소형 평형은 한 달 사이 2.95% 올라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663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으며 구로구, 강서구, 성북구 등 외곽 지역의 거래가 활발했다.

 

주목할 점은 거래의 질이다. 이들 지역의 15억 원 이하 중저가 거래 비중은 99% 이상을 차지했다. 치솟는 전셋값과 매물 부족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주거 사다리’의 마지막 단계인 소형 아파트 매수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 1만 가구 대단지도 전세 ‘제로’… 빌라 떠난 수요에 오피스텔도 불붙어

 

임대차 시장은 더 처참하다. 연초 4만4424건이던 서울 전·월세 물건은 현재 3만392건으로 31.6% 급감했다. 은평구 ‘힐스테이트녹번(952가구)’ 등 대단지조차 전세 매물이 단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1만 가구가 넘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역시 임대 물량 비중은 2%대에 불과하다.

 

빌라 전세사기 공포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 빌라 수요가 오피스텔로 전이되면서 서울 오피스텔 가격은 전국적인 하락세 속에서도 0.23% 홀로 올랐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월세로 내몰리며 강북·도봉 등 외곽 지역에서도 월세 200만 원이 넘는 보증부월세 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3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전월 대비 6.4% 증가하며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매 안내문. 뉴스1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매 안내문. 뉴스1

 

◆ 2030년까지 ‘공급 가뭄’ 지속... “단기 해결책 보이지 않아”

 

문제는 이 같은 ‘공급 절벽’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파트실거래가 추산 기준 서울의 연간 적정 수요는 약 4.6만 가구지만, 올해 입주 물량은 4156가구에 그친다. 2030년까지의 총 입주 물량 역시 적정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8550가구 수준이다.

 

민간 공급의 한 축이었던 빌라 착공은 공사비 급등과 시장 외면으로 4~5년 전부터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월세난의 핵심은 결국 공급 부족이다”라며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서울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