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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관망, 외곽은 매수행렬… 억대 하락과 신고가 공존 서울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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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떠밀린 실수요자들 외곽 매수 전환 가속, 광진·중구 등 상승률 상위권
제미나이를 이용해 생성한 AI인포그래픽.
제미나이를 이용해 생성한 AI인포그래픽.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극심한 ‘디커플링(비동조화)’ 국면에 진입했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들이 다주택자 급매물에 수억 원씩 몸값을 낮추는 사이, 외곽 지역은 전세난을 견디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 “현금 부자도 멈췄다”... 하락 전환한 강남 3구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는 강남권의 냉기류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강남구(-0.39%)와 송파구(-0.09%), 서초구(-0.05%) 등 소위 ‘강남 3구’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압구정과 개포동, 잠실동 일대 주요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체결된 영향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 11일 65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대비 15%쯤 하락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역시 지난달 32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한 달 새 13%가량 가격이 빠졌다. 대출 규제가 묶인 상황에서 고금리 부담을 이기지 못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전세 사느니 사자”... 외곽 지역은 ‘신고가’ 전쟁

 

반면 서울 외곽과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은 ‘불장’이다. 아파트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르자 세입자들이 비자발적 내 집 마련에 나서며 매매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구로구 신도림동 ‘동아2차’ 전용 84㎡는 최근 15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 대비 1억4000만 원 뛴 신고가를 경신했다. 노원구 상계동 ‘대림아파트’ 전용 93㎡ 역시 한 달 만에 1억3000만 원 넘게 급등하며 10억 원 턱밑(9억97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열기는 통계로도 증명된다. 광진구(0.91%)를 필두로 중구(0.83%), 성북구(0.81%), 구로구(0.67%) 등은 서울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적은 단지들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가세하며 하급지가 상급지의 가격을 추격하는 ‘키맞추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20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 28년 만의 물가 쇼크... “무리한 영끌은 독”

 

전문가들은 서울 전체 매매가격 상승폭이 2개월째 축소(0.66%→0.39%)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시장 전반의 에너지는 약해지는데, 특정 지역만 전세난에 등 떠밀려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월 수입물가가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최대폭으로 폭등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 멀어졌다. 자칫 외곽 지역의 신고가 열풍에 휩쓸려 과도한 대출을 일으킬 경우, 금리 상단이 열려 있는 현재 상황에서 큰 부메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