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총선 중간개표 결과 친러시아·반(反)유럽연합(EU)성향의 루멘 라데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진보불가리아당(PB)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PB가 개표율 60% 기준 44.6%를 득표해 의회 240석 중 과반인 최소 13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알파리서치는 PB가 최종적으로 43% 이상의 득표율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240석의 과반인 129석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날 라데프 전 대통령은 “이번 승리는 불신에 대한 희망이고, 두려움에 대한 자유의 승리”라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러시아 제재와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등 친러 성향을 보였다. 대통령 재임 시절 불가리아의 유로존 가입에도 반대하는 등 반EU 성향도 보였다. 그는 지난 1월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대통령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총리직 도전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로 불가리아의 외교노선이 변화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친러 성향인 라데프 정권이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그간 불가리아 정치권은 집권 다수당이 없어 어떤 정당도 단독 과반이 어려운 구조였다. 라데프 정권의 등장으로 EU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친서방 노선을 유지했던 불가리아의 대외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EU의 경우에는 주요 대내외 정책을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때가 많아 향후 불가리아의 행보에 따라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전 총리가 이끌던 정권은 친러시아 성향을 노골화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 등 다수 결정에 제동을 걸어 EU의 난제로 부각된 바 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12일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 여당이 대패하면서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