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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클러치 박’의 ‘도로공사 리턴’ 초읽기…박정아, 페퍼저축은행과 계약서 사인하며 ‘사인 앤드 트레이드’ 첫 발걸음 내디뎠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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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여자부 역대 통산 득점 2위(6423점)에 빛나는 ‘클러치 박’ 박정아(33)가 ‘친정팀’ 도로공사가 돌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박정아는 20일 오전, 원 소속구단인 페퍼저축은행과 계약기간 1년, 총액 1억8000만원(연봉 1억5000만원, 옵션 300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조건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 서로 합의한 도로공사의 팀 내 샐러리캡 등이 반영된 계약으로, FA 협상 시한(21일) 종료 이후 양 구단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단행할 예정이다.

박정아는 2025~2026시즌을 마치고 생애 네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앞선 세 번의 FA 때는 박정아는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었다. 동 포지션 최고의 사이즈(1m87)에 언제든 20점 이상을 해줄 수 있는 공격 능력을 앞세워 최대어로 분류됐다.

 

실적도 냈다. IBK기업은행 시절 김희진과 V리그 여자부 최고의 ‘다이나믹 듀오’로 챔프전 우승 3회의 실적을 낸 박정아는 2016~2017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었다. 도로공사로 FA 이적한 박정아는 이적 첫 시즌에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집어삼키는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박정아는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당시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V리그 챔프전 우승 트로피가 없었던 도로공사는 박정아 영입을 통해 그 숙원을 이뤄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019~2020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박정아는 도로공사 잔류를 택했고, 2022~2023시즌에 V리그 사상 초유의 리버스 스윕 우승을 함께 했다. 도로공사에서 뛴 6시즌 동안 챔프전 우승 2회, 그야말로 ‘우승 청부사’다운 행보였다.

 

챔프전 우승을 기쁨과 함께 얻은 세 번째 FA 자격. 박정아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했지만, 탈꼴찌를 하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이 최대어였던 박정아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꾀했다. 당시 보수상한선인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옵션 3억원)을 꽉꽉 눌러 담아 박정아를 영입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적 후 박정아는 두 시즌간은 리시브 623개, 824개를 받아내면서도 468득점, 484득점을 올리며 생산력을 발휘했지만, 2025~2026시즌엔 커리어 로우 기록을 냈다. 34경기 113세트를 뛰며 커리어 최저인 202득점에 그쳤다. 공격 성공률도 25.67%. 박정아가 15시즌을 뛰면서 공격 성공률이 30%를 넘기지 못한 건 2025~2026시즌이 처음이었다.

 

커리어 로우 성적에 FA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보장 연봉만 4억7500만원이다 보니 박정아를 영입하는 팀은 연봉의 200%인 9억5000만원에 보상선수를 내주거나, 연봉의 300%인 14억2500만원을 보상금을 내줘야 해 사실상 FA 이적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만이 이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도로공사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박정아를 데려오는 것은 전임자인 김종민 전 감독 때부터 차기 시즌 전력 구상에 포함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비록 이전 시즌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1993년생으로 여전히 젊은데다 동 포지션 최고 수준인 1m87의 신장은 매력적이다. 게다가 도로공사는 현역 최고의 리시브를 자랑하는 리베로 문정원이 FA 자격을 얻었지만, 잔류가 유력하다. 문정원이 박정아의 약점인 리시브를 커버해준다면 그의 강점인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리고 영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블로퀸’ 양효진의 현역 은퇴로 V리그 여자부 역대 통산 득점 2위인 박정아는 내년 시즌부터는 현역 득점 1위로서 코트를 누빈다. ‘클러치박’이라 불리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포를 가동했던,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던 도로공사에서 박정아는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