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SK하이닉스 ‘소캠2’ 양산 돌입… 판 커진 ‘AI 메모리 전쟁’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시장 주도권 경쟁 가열

AI 기술 중심 ‘학습→추론’ 이동
저전력·고효율 메모리 수요 급증
엔비디아 ‘베라 루빈’ 맞춤 설계
1c 나노 공정… 대역폭 2배 높여
삼성전자·마이크론과 각축 예상

SK하이닉스가 10나노급 6세대(1c) 저전력 D램을 기반으로 만든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SOCAMM2(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소캠2) 양산에 나선다. 인공지능(AI) 기술이 학습 중심에서 더 많은 연산을 요구하는 추론 중심으로 옮겨 가면서 저전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들이 개발한 모듈이 ‘소캠2’다. 소캠2는 저전력 D램이 핵심 부품으로 들어간 덕분에 적은 전기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양산에 돌입하면서 AI 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기 이천시 SK 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경기 이천시 SK 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SK하이닉스는 최신 저전력 D램 ‘LPDDR5X’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메모리 모듈 제품 소캠2 192GB(기가바이트) 제품을 양산한다고 20일 밝혔다. LPDDR5X는 저전력 반도체 일종인 ‘로우 파워 더블 데이터 레이트(LPDDR)’의 일종으로, 최신 기술인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해 만든 제품이다. 소캠2에 들어가는 LPDDR은 본래 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에 사용됐다. 사용 시간이 중요한 스마트폰 특성상 반도체가 소모하는 전력이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효율보단 성능이 중요했던 AI 서버 용으로는 저전력 메모리가 잘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AI 기술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바뀌며 상황이 달라졌다. 추론은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모아,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고 연산하는 학습보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사용하는 전력이 폭증할 수밖에 없다. 한정된 전력으로 효율을 최대한 끌어내야 했던 AI업체들은 전력 소모가 낮으면서 효율이 뛰어난 메모리가 절실했다. 이에 반도체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이 모바일용 LPDDR을 서버 환경에 맞춰 변형한 모듈 소캠2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례로 양산에 성공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곧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만큼 AI 메모리 모듈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소캠2 192GB 모델의 강점은 ‘미세 공정’ 제작이다. 최신 기술인 6세대 공정인 10나노급 1c로 만든다. 삼성전자는 소캠2를 5세대 공정인 1b로 제작한다. 1c 공정은 회로를 더 미세하게 만들어 신호가 이동해야 할 거리를 줄이고 불필요한 전기적 부담을 낮춰준다. 그 결과 신호가 더 또렷해지고 지연이 줄어 같은 속도에서도 전력 소모와 열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c 나노 공정을 적용한 소캠2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대역폭이 2배 이상 높고, 에너지 효율은 75% 이상 개선됐다”며 “초거대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막힘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함으로써 전체 시스템의 처리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품의 주요 공급처는 AI 반도체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소캠2 모듈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최적화돼 설계됐다고 전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은 “고객이 가장 신뢰하는 AI 메모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