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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교역 2030년까지 年 500억弗로 확대… 경제 협력틀 고도화 [韓·印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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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모디 총리 세번째 만남

회담시간 예정보다 35분 길어져
경제·공급망·역내 평화 공조 강화
李 “양국 강점 결합 전략산업 확대
허 왕후 파사석탑처럼 새길 개척”
모디 “늦어도 2027년까지 방한” 약속
韓·印 정부 협력 MOU 15건 채택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정상회담에서 경제·공급망 협력 확대를 넘어 역내 평화와 글로벌 현안 대응을 위한 전략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두 배로 키우는 목표를 재확인하는 한편, 조선·에너지·디지털 등 전략 분야 협력과 문화·인적 교류 확대에도 뜻을 모았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왼쪽 세 번째)와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 정부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재개 공동선언’을 포함해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한 15건의 문건을 채택했다. 뉴델리=남정탁 기자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왼쪽 세 번째)와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 정부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재개 공동선언’을 포함해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한 15건의 문건을 채택했다. 뉴델리=남정탁 기자

◆회담 35분 연장…전략산업 협력 확대

 

인도 정부의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이날 열린 정상회담은 예정된 70분보다 35분가량 길어졌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현재 연간 250억 달러 수준인 양국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500억 달러로 확대하고, 핵심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공동 언론발표에서 “인재 교류와 조선 분야 협력, 환경·에너지 협력에 이르기까지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며 “이렇게 함께 손을 맞잡고 진전을 이뤄 양국의 공동 번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전략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인도 중앙 및 지방정부의 조선 시설 건설 지원, 선박 발주 수요 보장, 선박 생산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을 결합해 우리 기업이 인도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후 진행된 양해각서(MOU) 교환식에서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 재개 공동선언’을 포함해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한 15건의 문건을 채택했다.

 

간디 묘소 방명록에 “평화 노력할 것”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도 뉴델리 간디추모공원을 참배하기 전 작성한 방명록. 뉴델리=남정탁 기자
간디 묘소 방명록에 “평화 노력할 것”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도 뉴델리 간디추모공원을 참배하기 전 작성한 방명록. 뉴델리=남정탁 기자

◆중동·한반도 평화 공조 강화

 

이날 회담에서는 경제 현안뿐 아니라 역내 평화와 국제 정세에 대한 공조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 회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그간 인도 정부가 보여준 일관된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역내 안정과 공동 번영이 양국 협력의 핵심축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양 정상은 인도에 ‘뭄바이 코리아 센터’를 조성하는 등 문화적·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수천 년에 걸쳐 이어져 온 교류의 토대를 바탕으로, 경제협력과 함께 문화 접점도 키워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모디 총리에게 방한 초청 의사를 밝히자 모디 총리는 늦어도 내년까지는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아난트 고앤카 인도상의 회장의 발언을 듣고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아난트 고앤카 인도상의 회장의 발언을 듣고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정상 오찬에 기업인 이례적 초대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모디 총리 주최 오찬과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 참석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모디 총리가 양국 정상이 기업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하자고 제안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정부 인사들 간의 외교 행사인 국빈 오찬에 기업인들을 초대한 형식을 파괴한 이례적인 행사가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간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역사적 인연과 경제협력이 철강·조선 등 기반산업뿐 아니라 소비재와 문화 콘텐츠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기업의 노력이 실제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공동 주최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해 경제협력 확대 구상을 직접 밝혔다. 포럼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 더이상 과거의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진화된 협력의 틀을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 수준인 인도의 AI·소프트웨어 역량과 한국의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 등 제조 경쟁력이 결합되면 양국은 막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인도 출신 허 왕후가 가져왔다는 파사석탑을 언급하며 “파사석탑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새길을 개척하고자 했던 인류의 굳은 의지를 말해준다”고 했다.

 

포럼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민간 부문에서는 총 20건의 MOU가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