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14억 인도 인프라 확충 붐… 車·철강·조선 등 공략 본격화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李대통령 국빈방문 계기 협업 강화

미·중 갈등 속 대안시장으로 부상
저렴한 인건비·정부 지원 등 강점
한국 기업들 발빠르게 시장 공략

포스코, JSW스틸과 합작투자 계약
현대차, 3륜 전기차 개발·상용화
HD현대는 합작조선소 설립 추진

‘14억명의 인구를 지닌 내수 잠재력이 큰 나라.’

인도는 경제 인프라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선 개발도상국으로서 중국 대체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구 대국이다. 중국이 미·중 갈등이라는 대외적 리스크와 인건비 상승 등 생산기지로서 매력이 약화한 반면, 인도는 거대한 내수 시장에다 저렴한 인건비와 국가적 지원 등을 갖춘 대안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인도 TVS 모터 컴퍼니, 한·인도 정부 관계자들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샤라드 모한 미쉬라 TVS 전략 담당 사장, 고중선 현대차 경영전략담당 전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인도 TVS 모터 컴퍼니, 한·인도 정부 관계자들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샤라드 모한 미쉬라 TVS 전략 담당 사장, 고중선 현대차 경영전략담당 전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현대차 제공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 자동차, 철강, 조선 기업이 인도와 협업을 강화한 게 의미 있는 이유다. 항만·해상 물류 인프라 구축 등 경제성장 초기에 수요가 집중되는 산업이자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이 발빠르게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 기업과 양해각서(MOU) 및 계약을 체결한 한국 기업 중 가장 구체적인 사업화 단계에 들어선 곳은 인도 1위 철강사 JSW스틸과 손잡은 포스코홀딩스다. 포스코는 전날 인도 현지에서 JSW스틸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하고, 전체 사업 규모(10조7301억원) 중 약 5조365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준공 목표는 2031년이다. 포스코는 인도가 빠른 경제성장과 도시화, 제조업 확대 등으로 철강 소비 증가율이 매년 10%를 넘는 등 자동차·가전용 고급강 시장이 확대되고 고부가가치강재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주목해 왔다.

 

현대자동차도 인도의 3륜 차량 생산업체 TVS 모터 컴퍼니(TVS)와 3륜 전기차(EV)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2018년 인도 델리에서 열린 양국 비즈니스포럼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교감을 시작으로 8년간 공들여 온 노력의 결실이다.

정 회장은 당시 모디 총리로부터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도 시장에 최적화된 새로운 모빌리티 개발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현대차는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 콘셉트를 선보였고 TVS와의 협력 계획을 공개했다. 양사는 인도의 도로 환경과 도시 인프라 등을 고려한 맞춤형 차량을 설계할 계획이다. 주요 부품을 인도 현지에서 조달·생산하며 인도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철강, 자동차, 조선 등은 파급력이 큰 산업으로 한 번 특정 시장에 들어가면 수십, 수백개의 협력사가 동반 진출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해외 자본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초기 단계를 지나면, 대부분 국가가 자국 기업 보호를 내걸며 각종 규제를 더하는 패턴을 보여 시장 성숙 시기에 진입하려면 훨씬 큰 부담을 져야 한다. 초기 현지화는 강력한 내수를 지닌 시장을 선점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HD현대가 인도 NSHIP TN 및 사가르말라 금융공사(SMFCL)와 신규 조선소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인도 현지에 합작조선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HD현대는 NSHIP TN과 SMFCL이 조성하는 조선투자펀드와 함께 신규 합작 조선사(JV)를 설립해 최대 주주로서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인도 정부는 자국 내 선박 건조 수요 일부를 HD현대 국내 조선소에 우선 발주하는 혜택을 주고, 대신에 현지 인력이 한국에 파견돼 기술교육을 받도록 했다.

GS건설은 인도 재생에너지 리파워링 기업인 ‘아리 에너지’와 인도 풍력발전 기업 ‘수즐론 에너지’와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노후 풍력발전소를 최신 설비로 교체해 발전 효율을 높이는 리파워링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풍력·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통합형 전력 공급 모델 구축할 계획이다. 인도를 기반으로 한 생산·소비 거점 구축이 한국 기업의 중장기 성장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현지화 전략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