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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이냐 타격이냐, 세계가 촉각… 美도 이란도 ‘속내 복잡’ [美·이란 불안한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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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협상 23일 오전 ‘데드라인’

트럼프, 예상과 다른 전쟁 전개에
심리적 압박 느낀다는 관측 나와
이란 지도부 내부는 사실상 분열
국회의장·IRGC ‘알력 다툼’도
전쟁재개·완전철수 등 추측 무성
외신 “2차 회담 22일 개최 예정”

종전 협상이냐, 전쟁 재개냐. 2주간의 휴전 종료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이 중요한 선택 앞에 서 있다. 무엇이든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美 협상단 파키스탄 도착 미 협상 대표단 일부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정부 소속 항공기가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왈핀디의 누르 칸 공군기지에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라왈핀디=EPA연합
美 협상단 파키스탄 도착 미 협상 대표단 일부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정부 소속 항공기가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왈핀디의 누르 칸 공군기지에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라왈핀디=EPA연합

휴전 만료를 목전에 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부터 언론 인터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이란 전쟁과 관련해 여러 메시지를 냈으나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J D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다면서 곧 도착한다고 말했지만, 당시 밴스 부통령은 미국에 있었다. 협상 날짜도 전날엔 20일 협상이 시작될 것처럼 했다가, 20일 당일이 되자 21일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협상 상황이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통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상과 다른 전쟁 전개에 트럼프 대통령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 상황도 복잡하다. 이란 지도부 내부가 분열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사망 이후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승계했지만, 그는 ‘부상설’ 속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주장하고, 강경파인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은 “대표단은 군부 입장을 대변할 권한이 없다”며 협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했다.

 

이 때문에 갈리바프 국회의장이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 입장이지만, 이란 소식통들이 비공식적으로는 협상 계획이 달라지지 않다고 하고 있다고 외신에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도 딜레마”라며 “미국을 불신하면서도 협상이 국가 경제 위기를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중단하라”… 워싱턴 의사당서 반전 시위 미국 참전용사와 군인 가족 단체들이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이란과의 전쟁을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 등을 들고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 참석자 중 최소 6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워싱턴=로이터연합
“전쟁 중단하라”… 워싱턴 의사당서 반전 시위 미국 참전용사와 군인 가족 단체들이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이란과의 전쟁을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 등을 들고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 참석자 중 최소 6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워싱턴=로이터연합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로 △기존 입장 고수 △시간 벌기 △타협 △전쟁 재개 △완전 철수 다섯 가지를 꼽았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이란에 최소 20년간 우라늄 농축 동결, 고농축 우라늄 영토 반출, 호르무즈해협 완전 개방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하지만 입장 고수는 이란이 거부할 소지가 커 종전 합의와는 멀어진다. 시간을 버는 선택을 하면 향후 어떤 합의가 가능할지에 대한 큰 틀을 제시하는 ‘양해각서’(MOU)를 만들고 휴전을 연장할 수 있다.

 

타협을 한다면 20년 우라늄 농축 동결의 후반부에 소량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는 등의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다만 이 경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체결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보다 나은 합의를 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일부 완화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우리가 이란과 추진 중인 이번 합의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와 ‘졸린’ 조 바이든이 체결한 ‘이란 핵합의’로 불리는 JCPOA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담 준비로 분주한 파키스탄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거리에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 간에 열리는 종전회담을 알리는 걸개가 걸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인터뷰를 통해 이날부터 양국 간 협상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AP연합뉴스
회담 준비로 분주한 파키스탄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거리에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 간에 열리는 종전회담을 알리는 걸개가 걸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인터뷰를 통해 이날부터 양국 간 협상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AP연합뉴스

전쟁 재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PBS방송 인터뷰에서 합의 없이 휴전 기한이 만료된다면 “많은 폭탄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연계 매체인 타스님통신은 “현재로서는 성공적인 합의에 대한 명확한 전망이 없다”며 “이란군이 잠재적 군사 충돌에 대비한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가 실패할 경우 미국에 다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전쟁이 재개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전으로 가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여론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완전 철수’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WSJ은 “이는 많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악몽과 같은 현상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약화했지만 유지된 이란 정권이 호르무즈해협에서 계속 통행료를 부과할 능력을 유지하고, 핵 프로그램을 재건할 기술적 역량을 갖춘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